"농단의 뿌리" 영남대, '재단 정상화' 재점화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5.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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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민주동문회 '재단정상화 특별위원회' 첫 구성, 5월 25일까지 특위 위원 모집
"박정희·박근혜 장물유산, 적폐청산 종착지...최염 선생·시민사회와 구체적 방안 논의"


박정희·박근혜 장물유산인 영남대학교 학교법인 '영남학원' 재단 정상화 이슈가 재점화 된다.

영남대민주동문회(회장 이상욱 국사학과 84학번)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민주동문회는 3월 총회에서 재단 정상화 문제를 재논의하기 위한 '영남대 재단정상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며 "오는 25일까지 민동 회원 600여명을 대상으로 위원을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

1차 위원 모집이 완료되면 5월말 공식적인 첫 특위 회의를 연다. 특위 주체는 민주동문회 이형근(국사학과 91학번) 부회장이 맡는다. 뼈대가 갖춰지면 영남대 전신 대구대 설립자 최준 선생 장손 최염(84) 선생과 시민사회, 교수회, 비정규교수노조, 직원노조 등과 연계해 구체적 방안과 일정을 정한다. 2012년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영남대 재단 정상화를 촉구하며 만들어진 '영남대 재단정상화 범시민대책위'와도 연대한다. 최염 선생과 범대위와는 이미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동문회는 지난 주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사실을 알리는 문자를 보냈다. "정권교체가 됐다.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영남대 재단은 교체되지 않았다. 여전히 박근혜 비리재단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동문들이 나설 때"라며 "재단문제를 대응하는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함께 고민하고 의논할 의지가 있는 동문들의 참여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영남대 교수들의 '박근혜 하야' 시국선언(2016.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정농단 사태 당시 영남대 교수들의 '박근혜 하야' 시국선언(2016.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위 구성 배경에 대해 이상욱 민주동문회 회장은 "농단의 뿌리 영남대를 이번에 반드시 정상화해야 권력의 사학 강탈같은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재산이 박정희 강탈장물이자 박근혜가 사학비리를 영남학원에서 나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박근혜 추천 이사들이 현직에 없어도 영남대가 농단의 근원이자 적폐청산의 종착지라는 사실에는 변함 없다. 법적, 정치적, 행정적 등 여러 각도로 정상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영남대 관계자는 "박근혜의 구재단은 모두 물러났고 2009년 사분위의 재단 정상화 과정을 거쳐 영남학원의 법적,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단, 구재단의 새로운 결격 사유가 있다면 모를까 지금 재단 정상화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18대 대선 당시 '영남대 재단정상화'를 촉구하는 시민단체(201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8대 대선 당시 '영남대 재단정상화'를 촉구하는 시민단체(2012.9.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구(舊) 대구대학-청구대학을 강제 합병해 영남종합대학을 발족시켜 '영남학원' 법인을 만들었다. 1981~2011년까지 정관1조에는 박정희가 '교주'(현재 설립자)로 명시돼 있었다. 1979년 박정희 사망 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교주 박정희 유족이라는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사장에 임명했다. 박정희·박근혜는 출연 재산 한 푼 내지 않고 영남학원을 장악했다.

하지만 1980년 학내민주화 열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후방으로 물러나 8년간 평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최순실씨 아버지 최태민씨의 의붓아들 조순제씨 등 당시 박근혜 측근의 비리가 드러나 영남학원은 1988년 국정감사를 받았고 비리가 사실로 밝혀져 박근혜-최씨 일가는 전면 사퇴해 20년간 관선임시이사체제로 운영됐다. 이후 2006년 노무현 정부는 '관선임시이사 해제 사학'으로 지정해 '정상화추친위'를 꾸렸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다시 박 전 대통령에게 이사 4명 추천권을 부여하면서 부터다.

영남학원 이사 7명 중 당연직 이사(영남대 총장·영남이공대 총장)를 뺀 이사장 우의형(법무법인 렉스 대표변호사), 강신욱(전 대법관), 박재갑(서울대학교 의과대교수), 신성철(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이사 4명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천했다. 이들은 2017년 현재 모두 물러난 상태다. 하지만 영남학원에 실질적 권한을 행사한 이사 과반수가 구재단 '박근혜 사람'으로 구성됐고 이들은 총장, 학장, 의료원장을 선출직에서 임명직으로 바꾸는 등 자신들이 원하는 인사를 영남학원 산하 기관에 임명했다. 영남학원에 '박근혜'나 '구재단'의 입김이 여전히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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