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에 뜬 '무지개', 지금 바로 평등한 사랑을 위하여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6.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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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동성로 일대에서 6시간 가량 진행...부스·무대·퍼레이드에 1,300여명 참여


대구 동성로에서 막 오른 제9회 대구퀴어문화축제(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동성로에서 막 오른 제9회 대구퀴어문화축제(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동성로에 무지개가 떴다. 지금 바로 여기 평등한 사랑을 위해 올해 첫 성소수자 축제 막이 올랐다.

지역 42개 시민사회·정당이 참여하는 제9회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24일 오후 1시부터 6시간가량 대구시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9회말 역전홈런, 혐오와 차별을 넘겨라'를 주제로 성소수자들의 인권 향상을 위한 제9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열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 유일의 성(性)소수자 축제인 대구퀴어(Queer.성소수자)축제는 올해 9회째를 맞아 행사 진행 처음으로 서울에 앞서 포문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3백여명 많은 시민 1,3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이들은 동성로 일대에서 성소수자들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들고 '평등한 사랑'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댄스팀 공연에 맞춰 함께 춤 추는 퀴어축제 참가자들(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댄스팀 공연에 맞춰 함께 춤 추는 퀴어축제 참가자들(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성애 반대' 피켓에 맞서 무지개 깃발을 든 한 시민(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성애 반대' 피켓에 맞서 무지개 깃발을 든 한 시민(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무대행사에 앞서 오후 1시부터는 동성로 입구에서 대구백화점 앞까지 성수소자와 페미니즘 등을 상징하는 부스가 설치됐다. '레이보우커넥션프로젝트', 한국퀴어영화제',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비온뒤무지개재단', '레인보우스토어&라온', '영남대 성소수자모임 유니크', '페미광선' 등을 포함해 주한 미대사관의 성소수자 지지 부스도 처음 차려졌다. 미대사관 부스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 권한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는 발언이 적혀 있었다. 

댄스팀들은 지금 자신의 모습 그대로가 아름답다는 내용이 포함된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의 'Born this way(이렇게 태어났다)', 브루노 마스의 'Just way you are(당신 모습 그대로)' 등에 맞춰 춤을 추며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객석에 있는 참가자들은 무지개 부채, 배지, 수건, 깃발, 옷, 팔찌뿐만 아니라 얼굴과 몸에 무지개 페인팅을 그려 성수소자들에 대한 지지를 표현했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성소수자부모모임'은 성소수자 본인과 포옹을 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또 '성소수자 군인 탄압하는 군형법 92조6항 폐지'와 '동반자등록법·차별금지법 제정', '인권에 나중은 없다. 바로 지금 당장'이라고 적힌 현수막들도 동성로 일대에 내걸렸다. 이어 참가자들은 무지개 깃발을 휘날리며 1시간 동안 대백 앞에서 삼덕파출소, 봉산육거리, 반월당, 중앙네거리, 공평네거리를 지나 다시 대백까지 퍼레이드를 펼쳤다. 행진을 이끈 무대차량 위에서는 댄스팀 '큐캔디'가 공연을 선보였다.

대구퀴어축제 처음으로 참가하는 주미대사관 부스(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퀴어축제 처음으로 참가하는 주미대사관 부스(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소수자부모모임'과 포옹하는 한 성소수자(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소수자부모모임'과 포옹하는 한 성소수자(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배진교(무지개인권연대 대표)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공동대표는 "차별 없는 세상과 혐오 없는 사회를 위한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벌써 9회를 맞았다"며 "성소수자도 함께 인정받고 차별받지 않는 사회는 도도한 역사의 물줄기가 될 것임을 이 자리에서 확신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대구퀴어조직위는 27~30일까지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서 '퀴어토크쇼'를, 7월 1~2일까지는 대구 소극장 함세상에서 '퀴어연극제'를, 7월 7~9일까지는 퀴어영화제를 오오극장에서 연다. 

대구조직위 양희 정의당 동구위원장, 배진교 대표, 구장춘씨(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조직위 양희 정의당 동구위원장, 배진교 대표, 구장춘씨(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성로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소수자들의 행진(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성로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소수자들의 행진(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이날 일부 종교단체 회원 3백여명은 퀴어축제를 막기 위해 동성로에서 '동성애 결혼 반대', '국가인권위원회 해체' 촉구 피켓 시위를 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오후 2시부터 2·28기념중앙공원에서 '퀴어축제 반대' 집회를 열었고 예수재단·활빈단은 행사장에서 피켓팅을 했다. 양측의 언쟁은 있었으나 큰 마찰은 없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충돌을 우려해 병력 1,400여명을 행사장 곳곳에 배치했다.

일부 종교단체의 '퀴어축제 반대' 피켓 시위(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일부 종교단체의 '퀴어축제 반대' 피켓 시위(2017.6.2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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