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아트홀, 재개관 2년만에 잠정휴관...'폐관·해고'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6.26 17: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주성 원장, SNS에 26일부터 휴관ㆍ재개관 후 명칭 변경ㆍ후원중단..."경영난"
직원들 "권고사직 요청 후 공채 통보, 사실상 해고" / 예술단체 "공론없는 기습폐관 중단"


대구 예술영화전용관 동성아트홀  / 자료 출처. 동성아트홀 홈페이지
대구 예술영화전용관 동성아트홀  / 자료 출처. 동성아트홀 홈페이지

대구의 유일한 예술영화전용관 '동성아트홀'이 재개관 2년만에 '잠정휴관'에 들어가 논란이 일고 있다.

김주성(50) 광개토병원장은 25일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전 동성아트홀 대표'라는 이름으로 공지사항을 띄었다. "오는 26일부터 동성아트홀 영화 상영을 잠정중단·휴관한다"며 "명칭사용을 포기하고 향후 재개관해도 완전 새로운 명칭으로 시작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또 "대구에서 예술영화전용관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명칭을 양도한다"면서 "정기회비 납부 회원 계좌이체를 중단조치하겠다"고 했다.

잠정휴관 이유로 김 원장은 '경영난'을 들었다. "폐관된 동성아트홀을 인수받아 재개관한 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예술영화관 운영은 만만치 않았다"며 "인수당시보다 늘어난 인력, 보수 수준, 4대보험, 다중이용시설로서 갖춰야할 시설 유지,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내부 시스템 정비와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 현재보다 더 나은 영화관 운영을 위해 잠시 쉬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이번 동성아트홀 잠정휴관 사태와 관련해 "납득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협박성 의견서와 세간의 굴욕적인 이야기들이 떠다니는 것을 보게 됐다"면서 "오해와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폐관 뒤 다시 문을 연 동성아트홀 극장 전경(2015.9.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폐관 뒤 다시 문을 연 동성아트홀 극장 전경(2015.9.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와 관련해 동성아트홀 직원들과 예술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기습폐관, "부당해고"라는 것이다. 14년간 동성아트홀에서 일한 남태우(51) 프로그래머는 "6월 초 전체 직원 5명에게 카카오톡으로 권고사직을 요청하고 차후 공개채용을 통해 새로 직원을 뽑겠다고 통보했다. 너무 갑작스럽고 일방적이었다. 사실상 직장폐쇄 후 부당해고 수순 아니냐. 의견수렴 과정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구지회, 인디053 등 20여개 대구지역 예술단체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사전에 어떤 공론의 장도 거치지 않고 급작스럽게 폐관 국면을 맞이하게 된 현재 상황이 황당하고 허무하다"며 "일방적인 휴관, 사전 공지 없는 후원 중단, 명칭 변경에 이어 직원 5명에 대해서도 일괄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은 정의롭지 못한 반(反)노동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폐관선언 취소 ▷직원 권고사직 중단 ▷경영난 실수 인정 등을 촉구했다.

최태규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은 "동성아트홀은 대구 시민이 손에 꼽는 무형의 예술자산이자 공공성이 큰 극장"이라며 "내가 인수한 극장이니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은 동성아트홀이 그간 상영해온 영화들이 추구한 민주적이고 예술적인 가치와도 상반된다. 폐쇄도 해고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시네마태크협의회(이사장 최정운)도 앞서 23일 "동성아트홀의 인수결정과 그 이후의 노력을 영예로운 일로 기억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존 인력을 해고하는 일은 예술영화관의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직원 해고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김 원장에게 보냈다.

'동성아트홀'이 잠정휴관 전 상영했던 예술영화들 / 자료 출처.동성아트홀 홈페이지
'동성아트홀'이 잠정휴관 전 상영했던 예술영화들 / 자료 출처.동성아트홀 홈페이지

동성아트홀은 1992년 소극장 푸른극장을 대구 극장 '만경관' 간판화가 배사흠(73)씨가 인수하면서 2004년부터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2014년 영화진흥위원회 '예술영화관 운영지원사업'에서 탈락해 지원금 6천만원이 끊겨 경영난으로 폐관했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다이빙벨' 등 박근혜 정부가 불편해하던 영화를 상영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게 지원 탈락 이유로 뒤늦게 밝혀졌다.

그러다 2015년 4월 1일 김 원장이 인수하면서 재개관하게 됐다. 전직원 고용승계와 더불어 극장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껏 지역에서 예술영화 상영과 소규모 영화제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 영진위로부터 다시 지원비 5천만원을 받게 됐고 대구시의 '다양성영화상영지원프로그램'에 선정돼 1천원만도 지원 받았다. 후원금과 대관비 등 부대사업비도 각각 연 5천만원, 연 4천만원으로 늘어났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