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의회(의장 김숙자)가 1년 임기 공약을 내세운 의장을 두고 부의장에 대한 보궐선거만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수성구의회는 17일 제217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 의장단 보궐선거를 치렀다. 그러나 정작 1년 임기를 약속한 김숙자(자유한국당.범어1·4동,황금1·2동) 의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이날 의장을 제외하고 부의장·상임위원장에 대한 선거만 진행됐다.
앞서 김숙자 의장은 지난해 7월 7대의회 후반기 의장 후보로 나서면서 본회의 정견발표를 통해 "의장이 된다면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1년 뒤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 제48조에 따라 광역·지방의회 의장단 임기는 2년으로 보장돼 있지만 스스로 1년만 하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가 2년이고, 동료 의원들이 사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1년만에 약속을 뒤집었다.
반면, 지난 13일 김성년(정의당) 부의장의 사임 동의안이 참석의원 19명 가운데 찬성 11표, 반대 7표, 무효·기권 각 1표로 가결됐다. 이어 김희섭(더불어민주당) 행정자치위원장과 최진태(자유한국당) 운영위원장도 잇따라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부의장·행정자치위원장·운영위원장 등 3명에 대한 보궐선거가 진행됐다.
이날 부의장 선거는 무소속 석철 의원, 자유한국당 김삼조·강석훈 의원, 바른정당 박소현 의원 등 4명이 입후보한 가운데 무기명투표로 진행됐다. 두 차례에 표결에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2차 표결에서 최다 득표를 얻은 강석훈, 석철 의원에 대한 결선투표가 이어졌고, 강석훈 후보 9표, 석철 후보 8표, 무효 1표, 기권 2표로 강 후보가 최종 당선됐다. 이어 행정자치위원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애향 의원이, 운영위원장에는 자유한국당 황기호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그러나 김 의장의 사퇴 번복에 민주당·정의당은 물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유춘근 의원은 "김 의장이 말한대로 개별 의원들의 동의를 받았는지 모르겠다"며 "부의장 선출이 끝났으니 다른 의원들도 의장 임기와 관련해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앞서 13일 본회의에서 김 의장 임기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민구 의원도 "부의장 선출 결과에 따라 의원 내부에서 반발 목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최진태 의원은 "부의장 보궐은 의장 임기와는 별개"라며 "정당한 투표에 따라 선출됐기 때문에 문제될 사안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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