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드 토론, 주민 반발로 무산..."국민 대토론하자"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8.1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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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70여명 토론장 앞서 농성 "꼼수, 사드 빼고 토론" / 국방부 인사들, 10분만에 철수 "돌아가 검토"


주민들에게 쫓겨나는 박재민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2017.8.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민들에게 쫓겨나는 박재민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2017.8.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방부의 첫 사드 주민토론회가 성주와 김천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17일 오후 3시 국방부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사무소에서 사드와 관련한 첫 주민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당초 국방부는 16일 보도자료에서 초전면 농협하나로마트 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농협 측이 난색을 표해 갑작스럽게 초전면사무소로 토론회 장소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주, 김천 주민들과 사드반대 단체 인사 등 70여명은 오후 2시부터 초전면사무소 앞에서 '토론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성주군(소성리,월곡2리,용봉리), 김천시(노곡리,연명리,월명리,입석리) 이장 일동 사드배치철회성주초전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는 "6월말부터 대국민 공론화를 위해 사드특위가 주관하는 대국민 토론회를 제안했지만 국방부는 요식적 지역토론회를 열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성주 주민의 피켓 "꼼수 토론회"(2017.8.17.초전면사무소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주 주민의 피켓 "꼼수 토론회"(2017.8.17.초전면사무소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사드 첫 지역토론회 반대 기자회견'(2017.8.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사드 첫 지역토론회 반대 기자회견'(2017.8.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면서 "반대 토론자를 일방적으로 선정하고 주민 뜻과 무관하게 토론회를 열 의지를 보였다"며 "주민이 불참할 것을 상정하고 자신들 입맛대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소 확정 과정에서도 주민에게 일언반구의 말도 없었다"면서 "토론회 일방통보는 꼼수, 기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주민 공청회식 지역토론회는 사드 배치 절차의 일환"이라며 앞으로 토론회 개최를 위해서는 "▷사드 운용 ▷공사 진행 절차 ▷사드 추가 배치 중단 등 3중단 선언과 함께 ▷국회 사드특위가 주관하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대국민 토론회 방식으로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기자회견 후 오후 2시 30분쯤 박재민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을 포함한 국방부 관계자 5명이 토론장인 초전면사무소 입구에 모습을 보였다. 주민 70여명은 '사드 반대', '토론회 반대' 피켓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다. 주민들에게 둘러싸인 박 기획관은 입구에서 토론장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주민들은 수 백여m를 따라오며 "이게 협의냐", "사드 빼고 토론해라", "국민 사기다", "미국 앞잡이다", "사드 매국노" 등의 고함을 치며 박 기획관에게 토론회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주민들에게 쫓겨나던 박 기획관은 자리에 서서 "국방부는 앞으로도 사드 체계 효용성과 환경영향평가 결과 등 민주적 절차성을 밟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주민이 요청한 전문가 등과 토론 하겠다"고 했다. 이어 "주민들이 갑작스럽게 반대하시고 협조를 못하신다고 하시니 (토론회) 철회하겠다"며 "다음에 설명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국민토론 여부에 대해서는 "돌아가서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박 기획관을 포함한 국방부 인사들은 토론장 도착 10여분만에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토론장 입구서 주민들에게 항의 받는 박 기획관(2017.8.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토론장 입구서 주민들에게 항의 받는 박 기획관(2017.8.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토론장 앞에서 농성 중인 주민들(2017.8.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토론장 앞에서 농성 중인 주민들(2017.8.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민들은 국방부 인사들이 떠난 뒤에도 혹시 다시 토론회가 열릴까 우려해 30분간 초전면사무소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곧 국방부의 공식적인 토론 철회 문자를 받고나서야 모든 농성을 접었다.

이종희 사드배치철회성주초전투쟁위원장은 "피해 심장부 면사무소에서 설명회를 한다고 하니 주민 분열 획책 꼼수"라며 "문재인 정부는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석주 초전면소성리이장은 "사드 철수 후 입지 타당성 있으면 수용하겠다. 그런데 불법으로 가져다 놓은 사드를 합법화하기 위해 설명회를 하는 것은 사기다.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 그대로 한다.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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