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라떼' 영주댐, 해체돼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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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환경회의, 내성천서 재자연화 행동..."4대강 청문회 열어 책임 따져야"


"자비하신 부처님, 댐으로 막혀버린 강은 숨을 못 쉬고, 신음조차 못 내고, 원망조차도 못 하고 그렇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물길이 막히고 고여 썩어 숨 못 쉬고 죽어간 많은 생명과 물고기의 원혼이 우는 통곡하는 강이 되었습니다 … 강숲을 떠난 물새들이 돌아오고, 고단한 철새들이 쉬어가고 물고기가 노니는 강가에서 아이들과 손잡고 걸으며 옛 어버이와 누이를 얘기하는 그런 강으로 돌려놓겠습니다"

종교환경회의 소속 활동가들이 영주댐 앞에서 영주댐을 해체를 주장했다. ⓒ 정수근
종교환경회의 소속 활동가들이 영주댐 앞에서 영주댐을 해체를 주장했다. ⓒ 정수근
가장자리 쪽은 녹조띠가 선명하다ⓒ 정수근
가장자리 쪽은 녹조띠가 선명하다ⓒ 정수근

지난 8월 25일 영주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물문화관 앞 전망대에서 울려퍼진 생명평화 발원문의 일부다. 이날 20여 명의 종교환경회의 소속 활동가와 초록사진가 박용훈 씨는 댐 상류 수몰지 등을 둘러보고서 이곳에 모여서 4대강 사업과 영주댐의 거대한 모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영주댐은 녹조라떼 배양소

이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영주댐 안은 완전한 녹색이었다. 거대한 녹색페인트 저장소이자, 녹조라떼 배양소 영주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 역한 냄새마저 올라오고, 그  아름답던 내성천이 어쩌다 이렇게 변해버렸나 하는 장탄식이 이어진다.

"이것이 내가 보았던 그 내성천이 맞는가? 4대강 삽질정권은 도대체 내성천에 무슨 짓을 한 것이란 말인가. 천혜의 자연을 어떻게 이렇게 망가뜨릴 수가 있단 말인가?"

녹조띠는 가장자리부터 시작되어 점점 강안으로 퍼져들어간다. 며칠 동안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녹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녹조가 창궐할 수 있는 조건이 이곳 영주댐에는 넘치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댐을 지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필요했던 건 아닌가?

온통 녹색이다. 1급수 내성천이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는가? ⓒ 정수근
온통 녹색이다. 1급수 내성천이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는가? ⓒ 정수근

이런 강물로 어떻게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인지, 누가 이런 무모한 계획을 세운 것인지 절로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영주댐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영주댐의 주목적은 낙동강의 수질 개선이다. 편익의 90% 이상이다.

대국민사기극이란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5대 종단 종교인들의 모임인 종교환경회의는 2017 종교인 생명평화순례를 가지고 전날 성주 소성리를 거쳐 4대강사업의 모순이 집적되어 있는 영주댐으로 모인 것이다.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하천이 녹조 강으로

이들은 이날 이곳에서 4대강사업에 대한 입장을 분명했다.

우선 이들은 4대강사업을 "수많은 생명의 서식처이며 탁월한 정화기능이 있는 강의 모래를 다 파내고 초대형 보를 칸칸이 세워 강을 토막낸 4대강공사 후 생명의 강은 강 아닌 것이 되었고, 아름답던 금빛 모래와 은빛 물고기는 사라졌으며, 강물이 흐르지 않자 어디가 상류이고 어디가 하류인지 모르는 죽음의 강이 되어버린 4대강의 모습에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진단했다.

4대강사업 중 준설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을 도륙하고 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경남운동본부
4대강사업 중 준설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을 도륙하고 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경남운동본부

특히나 "8개의 초대형 보가 들어서서 강을 멈춰 세운 낙동강은 영남지역의 식수원으로 국민건강과 직결되어 더욱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이 다시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며 강답게 흐를 때 자정작용도 살아나  1,300만의 식수원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도 바라봤다.

또한 개탄스러운 것은 "국토부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하천으로 내성천을 선정한 후 이 강의 심장부에 세운 영주댐은 마지막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수질개선이 댐의 주요 목적이다. 그러나 수많은 모래를 파낸 채 물을 가두는 댐이 어떻게 백두대간이 넉넉히 공급하고 흐르는 모래가 맑게 하는 강물보다 좋은 물을 낙동강에 보낼 수 있는가? 댐 상류의 비단결 같던 산하는 이제 녹조 배양소가 되어 낙동강으로 녹조와 썩은 물을 보내는 참담한 지경이 되었다"며 개탄했다.

준공 1년 영주댐, 해체돼야 하는 이유

그래서 이들은 주장했다.

"애초 낙동강 수질을 맑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상류의 질 좋은 공급원을 없애는 영주댐이 아니라 안동 상류에서 끊임없이 중금속 오염 문제를 발생하여 물고기 등을 떼죽음으로 몰고 1,300만 식수원을 위협하는 석포제련소 등의 오염원 문제를 수술대에 올렸어야 하고, 낙동강에 8개의 보를 세우지 말았어야 했다" 주장했다.

낙동강 촤상류에 들어선 영풍석포제련소. 아황산가스와 카드뮴, 비소 등의 중금속이 나오는 아주 위험한 설비시설이다.ⓒ채병수
낙동강 촤상류에 들어선 영풍석포제련소. 아황산가스와 카드뮴, 비소 등의 중금속이 나오는 아주 위험한 설비시설이다.ⓒ채병수

이대로는 한국 최고의 모래강과 그 고유 생태계가 급속히 사라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비록 준공 1년 만이지만 지금 당장 영주댐을 해체해야 한다. 그래야 내성천이 살고, 그래야 1,300만 식수원인 낙동강 복원의 물꼬를 튼다. 시급하고 시급한 일이다

그래서 "영주댐 해체하고 내성천과 낙동강을 재자연화하자! 4대강 수문을 전면 개방하여 죽어가는 4대강을 응급조치하자! 4대강 청문회를 열고 책임자를 처벌하여 반생명적 국가정책을 근절하자!"고 주장했다.

내성천을 따라 생명평화순례 중이다ⓒ 정수근
내성천을 따라 생명평화순례 중이다ⓒ 정수근

아래는 이날 발표문 전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6월 1일 4대강 16개 수문 중 6개 수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수질개선 효과가 크지 않아 여전히 4대강은 녹조와 수질악화로 죽어가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사업을 이명박 정부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지 6년이 지났다. 수많은 생명의 서식처이며 탁월한 정화기능이 있는 강의 모래를 다 파내고 초대형 보를 칸칸이 세워 강을 토막낸 4대강공사 후 생명의 강은 강 아닌 것이 되었고, 아름답던 금빛 모래와 은빛 물고기는 사라졌으며, 강물이 흐르지 않자 어디가 상류이고 어디가 하류인지 모르는 죽음의 강이 되어버린 4대강의 모습에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고인 물이 썩는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이치이다

특히 8개의 초대형 보가 들어서서 강을 멈춰 세운 낙동강은 영남지역의 식수원으로 국민건강과 직결되어 더욱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강이 다시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며 강답게 흐를 때 자정작용도 살아나  1,300만의 식수원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졸속적인 복원은 경계해야 하지만 가야할 방향이 분명한데 지나친 신중함 또한 미덕이 아니다. 분명한 복원의지로 부지런히 낙동강 재자연화를 추진해야 한다.

국토부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하천으로 내성천을 선정한 후 이 강의 심장부에 세운 영주댐은 마지막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수질개선이 댐의 주요 목적이다. 그러나 수많은 모래를 파낸 채 물을 가두는 댐이 어떻게 백두대간이 넉넉히 공급하고 흐르는 모래가 맑게 하는 강물보다 좋은 물을 낙동강에 보낼 수 있는가? 댐 상류의 비단결 같던 산하는 이제 녹조 배양소가 되어 낙동강으로 녹조와 썩은 물을 보내는 참담한 지경이 되었다. 애초 낙동강 수질을 맑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상류의 질 좋은 공급원을 없애는 영주댐이 아니라 안동 상류에서 끊임없이 중금속 오염 문제를 발생하여 물고기 등을 떼죽음으로 몰고 1,300만 식수원을 위협하는 석포제련소 등의 오염원 문제를 수술대에 올렸어야 하고, 낙동강에 8개의 보를 세우지 말았어야 했다.

영주댐 공사 후 생태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흰수마자를 이 물고기의 최대 서식지였던 내성천에서 인공 증식 방사하는 사업을 하는 것이 그 역설적인 예이다. 모래톱을 식생이 급속히 잠식하는 것 또한 고유 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흰목물떼새 등 물새의 번식지를 위협한다. 이대로는 한국 최고의 모래강과 그 고유 생태계가 급속히 사라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금 당장 영주댐을 해체해야 한다. 그래야 내성천이 살고, 그래야 1,300만 식수원인 낙동강 복원의 물꼬를 튼다. 시급하고 시급한 일이다.

또한 혈세를 낭비하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며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연을 훼손한 4대강사업의 주체들에게 분명한 책임을 물어 다시는 섣불리 이런 일을 벌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우리 5개 종교의 종교인들은 영주댐이 해체되고, 16개 모든 보가 헐리고, 4대강이 재자연화되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갈 것이다.

영주댐 해체하고 내성천과 낙동강을 재자연화하자!
4대강 수문을 전면 개방하여 죽어가는 4대강을 응급조치하자!
4대강 청문회를 열고 책임자를 처벌하여 반생명적 국가정책을 근절하자!

2017년 8월 25일 종교환경회의 : 기독교환경연대,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 한울연대,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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