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연행자만 30여명...사드 추가반입 후 참혹한 소성리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9.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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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전쟁터 방불케한 소성리...주민들 "문 대통령, 외교로 사드 해결 대신 공권력 투입, 투쟁은 계속된다"


경찰 병력과 18시간의 대치가 끝난 성주 초전면 소성리 마을은 참혹했다. 주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로 사드 문제를 풀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초전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등 전국 6개 사드반대 단체는 7일 오전 10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추가배치를 강행한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18시간 대치 상황에서 짓밟힌 옷가지와 신발들(2017.9.7.소성리 마을회관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18시간 대치 상황에서 짓밟힌 옷가지와 신발들(2017.9.7.소성리 마을회관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날 사드 발사대 4기가 배치된 직후의 소성리는 참혹했다. 사드 추가 배치를 막으려는 주민들을 공권력을 동원해 진압하면서 18시간의 대치 끝에 30여명이 다쳤고 2명이 경찰에 연행됐기 때문이다. 마을 곳곳에는 찢어진 옷과 짝 잃은 신발들이 나뒹굴었다.

이들 단체는 "8천명의 공권력을 한밤중에 동원해 사드 배치를 강행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폭거"라며 "사드배치 과정에서 절차적·민주적 정당성을 갖추겠다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주장했다. 또 "사드 추가배치 강행은 박근혜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적폐"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염원으로 탄생한 정부가 경찰을 동원해 국민을 짓밟고 사드 배치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대한 우려에도 배치된 사드를 철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국민 존엄성을 훼손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법적·행정적 대응으로 강력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발사대 4기 추가배치 후 성주,김천 주민들이 가진 긴급 기자회견(2017.9.7.소성리 마을회관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발사대 4기 추가배치 후 성주,김천 주민들이 가진 긴급 기자회견(2017.9.7.소성리 마을회관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강현욱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은 "사드 추가배치를 전 정권의 적폐나 미국의 강압으로만 이해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가 새롭게 저지른 불법이다. 촛불 민심을 배신했다. 평화로웠던 마을을 하루 아침에 유린했다"고 비판했다. 유선철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도 "북핵 문제를 해결해 사드를 철거해줄 것이라 믿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주민들 가슴에 비수를 꼽았다"고 했다.

연대와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소성리 이석주 이장은 "전쟁보다 평화를 원하기 때문에 사드를 반대해왔다"며 "지난 4월과 달리 이번엔 많은 분들과 함께 18시간을 버텼다. 앞으로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순분 부녀회장도 "굽은 등과 휘어진 허리를 붙잡고 매일 마을 앞 도로를 지켰다"며 "문재인 정부를 믿었지만 참담했다. 지난 밤처럼 많은 분들이 함께 해준다면 끝까지 싸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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