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에서 '사드 반대' 외치며 떠난 故조영삼씨 노제 열린다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9.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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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장례위 450여명 23일 청와대 앞 영결식 후 미대사관→사드 배치된 성주골프장 입구까지 운구 행렬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서 사드 철회를 요구하며 분신한 고(故)조영삼(58)씨 노제가 열린다.

'사드철회 마중물이 되고자 한 평화주의자 故 조영삼님 시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조영삼씨의 영결식이 오는 23일 청와대 앞에서 진행된다. 이후 유족의 뜻에 따라 사드 배치의 상징인 미 대사관, 성주 소성리에서 노제를 지낸 뒤 고인의 거처가 있는 밀양에 장지를 모실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조영삼씨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빌딩에서 '사드 반대'의 뜻을 담은 유서 4장을 남기고 분신했다.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오전 숨을 거뒀다. 고인의 빈소는 현재 서울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있으며 발인은 23일 오전 8시다. 유족으로는 부인 엄계희씨, 아들 조한얼씨, 형 조영천씨, 누나 조영심씨, 동생 조영민씨 등이 있다.

장례위원회는 유족의 뜻에 따라 발인 후 23일 오전 10시 청와대(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영결식을 진행한다. 이후 고인의 운구 행렬은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을 지나 사드가 배치된 성주 초전면 롯데골프장 입구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성주군청 앞에 차려진 조영삼씨 분향소 / 사진 제공.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성주군청 앞에 차려진 조영삼씨 분향소 / 사진 제공.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김천역 앞에 차려진 故 조영삼씨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기리고 있다 / 사진 제공.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김천역 앞에 차려진 故 조영삼씨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기리고 있다 / 사진 제공.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성주·김천에서도 함께 한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등 등은 지난 20일 저녁부터 사드 반대집회가 열리는 성주군청 건너, 김천역 앞, 소성리 마을회관 등 3곳에서 분향소를 차리고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도 23일 오후 1~5시 대구역 인근에 시민 분향소를 차릴 예정이다.

특히 23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는 오후 5시 30분부터 1시간 가량 노제가 진행된다. 이날 유족들을 비롯한 시민사회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석주 소성리 이장의 추도사, 묵념, 진혼무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후 고인이 생전 거주하던 경남 밀양으로 이동해 밀양성당(천상 낙원)에서 봉안식을 끝으로 장례 절차를 마친다.

장례위원장에는 성주투쟁위·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 등 주민 9명 포함 전국 시민사회 인사 59명이, 고문으로는 시민사회 종교계 인사 62명이 함께 하고 있다. 20일 오후부터 이틀간 온라인으로 시민 장례위원 모집한 결과 최종 45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故 조영삼씨 시민사회장 장례, 추모행사 일정 / 자료 제공. 소성리종합상황실
故 조영삼씨 시민사회장 장례, 추모행사 일정 / 자료 제공. 소성리종합상황실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고인은 분단의 비극에 아파했고 한반도 평화를 누구보다 바란 분이었다"며 "그 뜻을 계승해 이 땅에 사드가 철회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경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도 "사드 반대를 위해 가장 소중한 목숨까지 던진 조영삼씨께 애도를 표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미국에 사드 철회를 강력히 요구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를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강현욱 소성리상황실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며 목숨을 버렸던 고인에 대해 정부는 아무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주 소성리 이장은 "정부도 언론도 조영삼씨의 죽음에 입을 다물고 있다"며 "고인의 뜻이 헛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조영삼씨는 1993년 북송된 故 이인모(1917~2007)씨의 초대로 1995년 통일부 신고를 하지 않고 밀입북했다. 이후 독일로 망명해 17년간 지내다 2012년 귀국,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며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1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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