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탄핵 촛불' 1년...아직도 대구에선 '무죄' 집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10.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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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애국당 조원진 등 3천여명 반월당서 "촛불반란" 규탄 / 11.4 동성로에선 촛불 1년 "적폐청산" 집회

 
촛불 1년 당일 대구에서 열린 "대통령 석방" 집회(2017.10.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촛불 1년 당일 대구에서 열린 "대통령 석방" 집회(2017.10.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촛불 1년째를 맞아 전국에서 1주년 기념 촛불이 다시 타오르고 있지만, 대구지역에선 아직도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친박집회가 열려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28일 오후 2시 대구시 중구 반월당 네거리 동아쇼핑 건너편 일대에서 대한애국당과 '박근혜대통령 무죄석방 1천만명 서명운동본부'는 2시간 가량 '박근혜 대통령 인권유린 중단 및 무죄석방 태극기 집회'를 열고 도심에서 행진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최근까지 박 전 대통령 '무죄석방'을 주장하며 14일간 단식 한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구병)과 탄핵심판 당시 박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서석구 변호사, 허평환 대한애국당 공동대표, 이규택 전 친박연대 대표, 변희재 대한애국당 정책위 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 단체는 이른바 '태극기집회'로 불리는 친박집회를 앞서 20여차례 정도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었으나, 촛불 1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등 전국에서 촛불 기념 집회가 열리자 이를 규탄하기 위해 이날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 집회를 열었다.

친박 대구 집회에 참석한 조원진 의원 등 극우 인사들(2017.10.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친박 대구 집회에 참석한 조원진 의원 등 극우 인사들(2017.10.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태극기를 들고 반월당에 모인 박근혜 지지자들(2017.10.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태극기를 들고 반월당에 모인 박근혜 지지자들(2017.10.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때문에 이날 오후 1시부터 반월당 일대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친박 지지자들과 대한애국당 당원 3천여명(주최 측 추산 2만5천여명)으로 북적였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몸에 두르고 박 전 대통령 무죄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었다. 또 거리에는 JTBC 손석희 태블릿PC 조작, 문재인 좌파정권 탄핵, 보수분열 홍준표 OUT, 류석춘 자폭 등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도 거리에 내걸었다.

특히 조 의원은 정부, 여야, 언론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막말을 쏟아냈다. "거짓, 선동으로 이뤄진 촛불혁명 1년째. 오늘은 저들이 말한 촛불반란의 날이자 죄 없는 박 대통령을 촛불 쿠데타로 몰아낸 날"이라며 "태블릿PC 조작이 밝혀져도 반란의 수괴 손석희는 구속되지 않았고 썩어빠진 언론도 가만히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정권은 소위 통진당 RO 종북, 민노총·전교조 떨거지, 역적 유승민·김무성이 멀쩡한 대통령을 탄핵시켜 탄생한 정권"이라고 비하했다. 때문에 "문재인씨를 대통령으로 인정 못한다. 대통령은 박근혜다. 트럼프가 오면 이 사실을 알리는 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당을 향해 "이 새끼들 해도 너무하다. 홍준표!"라고 외치더니 "보수정당을 갈아치우자"고 외쳤다.

참석자들은 조 의원에게 "대통령 조원진" 구호까지 외치며 성원을 보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옥중투쟁을 지지한다"는 구호를 외치고 행인들에게 대한애국당 당원 가입과 박근혜 무죄석방 서명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태블릿PC 조작설이 1면에 실린 극우 인터넷매체 '미디어워치' 수 천부도 뿌렸다. 집회현장에선 이들을 향해 "그만하라"고 소리 치거나 차를 타고 가며 조롱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통령 박근혜 탄핵 축하 동성로 촛불에 모인 대구 시민들(2017.3.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호 기자
대통령 박근혜 탄핵 축하 동성로 촛불에 모인 대구 시민들(2017.3.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호 기자
대구 촛불 1주년 대회 포스터 / 사진 제공.대구촛불1주년대회준비위
대구 촛불 1주년 대회 포스터 / 사진 제공.대구촛불1주년대회준비위

반면 국정농단 사태 당시 대구에서 촛불집회를 이끌다 올 초 해체한 '박근혜퇴진대구시민행동'은 지난해 11월 5일 첫 대구 촛불을 기념해 다시 동성로에 모인다. 이들은 '대구촛불1주년대회준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내달 4일 오후 5시 중구 동성로2가 대구백화점 앞에서 '대구촛불 1주년 대회'를 연다.

오후 3시부터는 촛불기록 사진전과 새정부에 제안하는 개혁과제들을 전시한 부스가 동성로 일대에 설치된다. 촛불 청소년 인권법·제2의 세월호 특별법·청년기본법 제정을 포함해 적폐청산을 위한 자유한국당 해체 촉구, 언론파업 지지, 한반도 평화 실현의 내용이 실린다. 또 김천 율동맘, 노동자 풍물패, 아프리카 밴드, 대구평화합창단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대구 촛불 1주년 대회 실무를 맡은 김선우 대구경북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28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촛불을 켠 국민들의 힘이 있었기에 무도한 박근혜 정권이 물러났고 세상을 바꿨다"며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를 확인하는 1주년 행사에 많은 대구 시민들이 다시 모여 촛불을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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