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주차장 무인화에 비정규직 계산원 해고 논란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12.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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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자동정산 시스템 도입 / 용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2명 연말 해고 "4년 일했는데...무인화 철회"


대구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주차장을 무인화해 비정규직 계산원들이 해고될 위기에 내몰렸다.

5일 대구교육청(교육감 우동기)은 "2018년 1월 1일부터 본청(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주차장에 자동정산 시스템을 도입한다"며 "기존의 용역업체에는 지난 달 말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교육청 주차장에서 4년간 일한 비정규직 계산원 A(45)씨와 B(43)씨는 일자리를 잃게 됐다. 

대구교육청 주차장에서 4년째 일해 온 비정규직 계산원 A씨(2017.12.5)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교육청 주차장에서 4년째 일해 온 비정규직 계산원 A씨(2017.12.5)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두 사람은 2014년부터 4년째 대구교육청 입구에서 주차장 이용요금 계산 업무를 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한 평도 안 되는 좁은 부스에서 일하고 받는 돈은 한 달 140만원 남짓이다. 오가는 차량만 하루 평균 400~500대, 행사가 있거나 외부 손님이 오는 경우에는 800~900대 정도다. 두 명이서 한 시간씩 번갈아 일하지만 업무용·할인대상·번호 미확인 차량을 일일이 손으로 적고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최근에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 지침이 발표되면서 내년부터 직고용될 거라는 기대도 내심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주차장이 무인화될 것이라는 소식에 그 꿈은 무너졌다. 교육청 소속 비정규직이 아니라 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전환 대상에 조차 포함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때문에 교육청과 용역업체의 계약이 만료되는 이달 말 두 사람은 자동으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

A씨는 "용역업체나 교육청 담당자들은 주차장 자동화에 대해 우리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계약만료까지 한 달도 안 남았는데 당사자인 우리가 지금껏 모르는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B씨는 "자동화돼도 일을 계속할 줄 알았다. 남들처럼 나도 당연히 직고용 될거라 믿었다. 기계가 들어와도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며 "당장 아이들 등록금, 적금, 생활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내년 1월부터 무인화되는 대구교육청 주차장(2017.12.5)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내년 1월부터 무인화되는 대구교육청 주차장(2017.12.5)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한평 남짓한 부스에서 일하는 대구교육청 계산원(2017.12.5)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한평 남짓한 부스에서 일하는 대구교육청 계산원(2017.12.5)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그러나 대구교육청은 무인화를 밀어붙일 방침이다. 최영미 대구교육청 총무팀장은 "현재 시스템에 전산작업을 하면 추가 비용 없이 충분히 자동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 계산원들은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가 아닌 앞으로 꾸려질 노사협의회 논의를 통해 다른 직종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그 시기는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종섭 교육청 행정회계과장은 "업무 필요성이 없어진 상태"라며 "전환 대상도 아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즉각 반발하며 "무인화 철회"를 촉구했다. 송영우 학교비정규직노조대구지부 조직국장은 "교육청이 무인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면 이들은 직고용 대상이 됐을 것"이라며 "비용 문제로 비정규직들을 줄이려는 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에 맡기는 자동화 방침을 철회하고 이들을 직고용 전환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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