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주민 인권운동 20년, 박순종 목사 '애산인권상' 선정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12.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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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변호사회, 독립운동가 이인 선생 기린 제2회 인권상 발표 "사회정의 실현"...11일 시상식


대구지역에서 이주민 인권운동을 20년간 벌인 박순종(54) 목사가 제2회 '애산인권상'에 선정됐다.

11일 대구지방변호사회(회장 이담)는 "올해 애산인권상 수상자로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박순종 목사(대구베트남인교회)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 이유로 "박 목사는 이주민 단체를 설립해 20여년간 이주노동자·결혼이주여성 인권침해 구제활동에 헌신해 인권옹호·사회정의 실현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이날 오후 5시 대구지방변호사회관에서 개최되며 '애산 이인 선생 기념사업회' 장윤기 이사장(전 법원행정처장) 등이 참여한다. 대구변호사회는 이 시상식에서 박 목사에게 상패와 함께 상금 500만원을 수여한다. 앞서 심사위(학계·언론계·사회단체·내부위원 등 9인)는 올해 9월부터 넉달 동안 제2회 애산인권상 선정 과정을 거쳐 박 목사를 최종 수상자로 발표하게 됐다.

제2회 애산인권상 수상자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박순종 목사(2017.12.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제2회 애산인권상 수상자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박순종 목사(2017.12.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 목사는 2000년부터 대구에서 이주민 인권운동을 펼쳐왔다. 2003년에는 "인권, 정직, 친절, 자원봉사, 연대・공동체, 신앙"을 가치로 내걸고 '대구이주민선교샌터'를 설립했다. 2004년 대구 중견업체를 상대로 전국 처음으로 산업연수생 취업보증금 제도를 폐지했고 지하철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은 중국여성노동자 산업재해 문제에도 발 벗고 나서는 등 이주노동자에 대한 불합리한 법과 정책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결혼이주여성과 이주민 자녀 등 다양한 형태의 이주민 상담도 벌였다.

사업주 상담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인권보호' 사업과 추석ㆍ설날ㆍ성탄절 행사, 체육대회, 생명평화학교, 한국문화 이해 프로그램, 한글교실을 포함한 '문화사업'을 매년 열고 있다. 또 의료·법률지원, 나라별 공동체 구성, 귀국 적응 프로그램, 에벤에셀 키즈센터(이주가정 영유아 탁아방)와 엘림이주가정센터(이주민 출산, 육아, 부부문제 상담지원), 생활쉼터 운영을 비롯한 '복지사업'도 벌이고 있으며, 미등록외국인근로자들에게(보험없는 이주노동자 중심) 병원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특정 병원과 무료진료협약도 체결했다. 최근에는 베트남하노이센터·중국칭다오센터를 각 나라에 지었다.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박 목사는 "많은 선배들과 후배들이 더 많이 현장에서 고생하시고 계시는데 상을 받게 돼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다"며 "20년전에 비하면 이주민에 대한 인식과 제도가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고통받는 이주민들도 많다. 더 잘하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애산인권상은 대구변호사회가 지난해 처음 제정한 인권상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유학 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 독립운동가들을 무료 변론하며 민족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대구 출신 법률가 애산(愛山) 이인(李仁,1896.10.26.~1979.4.5.)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대구변호사회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사회적 약자 인권 옹호에 공로가 있는 대구경북 시민이나 단체에 인권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지난해 제1회 수상자로는 대구지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 할머니가 선정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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