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스타벅스도 '신세계', 골목상권 울리는데 대구시는?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12.2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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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마트조합, 혁신도시 코스트코·노브랜드에 사업조정신청...시민단체 "상생대책" / "법에 따라 중재"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24 편의점 홈페이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24 편의점 홈페이지

"코 묻은 돈까지 다 쓸어가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이면 큰 사업을 해야지...동네슈퍼 다 망하라는 거냐"

대구시 동구 대림동 혁신도시에서 '우리마트'를 운영하는 박우석(51. 대구마트유통협동조합 이사장)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신세계그룹(Shinsegae Group.회장 이명희)'이 그 대상이다. 11월 신세계 계열사 이마트가 박씨 슈퍼 바로 옆에 '노브랜드' 1호점을 입점해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브랜드는 이마트 자체상표(PB) 등 상품 1천여종을 파는 곳으로 '변종 SSM(기업형슈퍼마켓)' 논란에 휩싸여 앞서 광주·익산시는 소상공인들 요구를 수용해 입점을 철회했다. 전주에서도 반년 째 소상공인들이 노브랜드 입점 반대 싸움 중이다. 이 가운데 이마트는 동구 대림동 890-2 혁신도시에 200평에 가까운 (주)이마트 노브랜드 공사를 마쳤다. 하지만 상인들 반대로 개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가 최근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 대형마트 '코스트코'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주)코스트코 코리아는 혁신도시에 2만1000여㎡ 2호점 공사 중이다. 그러나 이 역시 소상공인들 반대에 부딪쳤다.

이마트,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 그룹사 홈페이지
이마트,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 그룹사 홈페이지

800여명의 대구지역 슈퍼상인들은 지난 달 '대구마트유통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이마트와 코스트코 측을 상대로 사업조정신청을 했다. ▲대기업이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발하지 않고 기존 상인들이 오랜기간 공들여 확보한 골목상권을 잠식·독식 ▲거대한 자금력을 동원한 가격 우위, 무료 배달, 연중 할인 등으로 동종 업종 폐업 위기 등이 그 이유다. 오는 26일 2차 중소기업 사업조정심의위원회가 열린다.

이와 관련해 대구마트유통협동조합과 대구경실련·대구참여연대·대구YMCA는 21일 오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대구시에 촉구했다.

대구 슈퍼상인.시민단체 기자회견 "신세계 규제"(2017.12.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슈퍼상인.시민단체 기자회견 "신세계 규제"(2017.12.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이들은 이마트, 이마트24 편의점, 신세계백화점, 노브랜드 등 마트에 카페 스타벅스까지 모두 신세계그룹 계열인 것을 언급하며 "신세계는 지난해보다 8% 내외로 경영성과지표가 성장했다고 자축하지만, 이면에는 서민들 피와 눈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신세계는 노브랜드, 스타벅스, 이마트24 등을 통해 공세적으로 골목상권을 진출하고 있다"면서 "중소자영업자들 보루인 생활용품, 편의점, 커피상권마저 대기업이 장악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대구시는 적극적으로 신세계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식을 규제하라"며 "고통을 호소하는 상인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 상생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일자리경제본부 민생경제과 한 담당자는 "법에 따라 중재 중"이라며 "당사자 자율조정이 원칙이고 대구시는 조정자, 중재자"라고 했다. 이어 "대구시는 조례와 법에 맞춰 적극적으로 유통대기업을 막고 있다"면서 "개점 시기를 지연시키거나 품목까지 조정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 개발팀 사업조정 한 담당자는 입점 포기·개점 연기·상생 협약 여부 등 여러 질문에 대해 "말씀 드릴 수 없다", "제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 "회사 홍보팀에 공식적 답변을 들으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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