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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실종 장애인 사망사건, 국가인권위 조사 나선다

기사승인 2018.01.12  17: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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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달만에 변사체로 발견, 유족 있지만 무연고자 처리돼 화장...시민단체 "인권 침해"·유족 "조사 필요"


"경찰이 시신 안치 비용이 하루 10만원이라고 했다. 경황도 없었고, 그래야 되는줄 알고 화장하자는 말에 동의했다. 유족들의 대처도 미흡했고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20년간 함께 살던 아들과 동생, 조카가 이유도 모른채 사망했다.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지금이라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지난해 대구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나간 뒤 백골로 발견된 B(사망 당시 21)씨의 유족 C(56)씨는 11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B씨는 3년 전 동구 덕곡동의 A재활원에 입소한 뒤 지난해 10월 1일 오전 9시 30분쯤 시설을 나갔다. 같은 날 오후 1시쯤 해당 재활원의 신고를 받은 대구동부경찰서는 열흘간 팔공산 일대를 수색했지만 결국 B씨를 찾지 못했다.

   
▲ 사망한 실종 장애인 B씨를 찾는 전단지(2018.1.3)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같은 해 11월 27일 B씨는 행인의 신고로 인근 산 기슭에서 두 달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신원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경찰은 시신 근처에서 발견된 옷가지가 B씨가 실종 당시 입고 나갔던 옷과 동일하다고 보고 다음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그러나 DNA 대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B씨의 시신을 무연고자로 처리해 12월 4일 동구청에 화장을 의뢰했다.

유족들은 B씨가 왜 시설을 나갔는지, 어떻게 사망했는지 알고 싶었지만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아버지의 사망 이후 지적장애 3급인 어머니와 누나가 B씨를 돌보기 힘들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B씨를 시설로 보냈지만 2년만에 한 줌의 뼛가루로 돌아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12일 대구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설의 관리 소홀로 지적장애인이 실종됐고, 사망사건 처리 과정에서 기본적인 절차도 지켜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 대구 실종 장애인 사망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2018.1.12)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어 강대식 대구동구청장, 손영진 대구동부경찰서장, 해당 재활원장 등을 상대로 인권침해 진정을 넣었다. ▷실종 3시간만에 시설에서 이를 인지했고 ▷DNA감식 의뢰를 했음에도 비용을 이유로 무연고자로 화장한 점에서 관계기관의 처리가 미흡했다는 판단에서다.

박명애 420장애인연대 대표는 "이름도, 가족도 있는 B씨는 죽은 뒤 무연고자가 됐다. 그런데도 관계당국은 법적 절차를 내세우며 할건 다했다고 한다"며 "자기 자식이 죽어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묻고싶다"고 성토했다. 유족 C씨는 "경찰과 시설 모두 할 수 있는게 없으니 마무리 되는대로 장례를 치를 생각"이라며 "B씨의 어머니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하는 부분이라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박대현 대구인권사무소 주무관은 "이미 보도됐던 내용을 근거해 판단해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시설이 장애인 거주인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았는지, 시신 발견 후 관계 기관인 경찰과 동구청의 직무 유기는 없었는지를 따지기 위해 현장조사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대구 실종 장애인 사망사건과 관련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한 장애인 단체(2018.1.12)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그러나 해당 재활원과 관계 기관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A재활원 원장은 "유가족이 있는 경우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 시설은 자연스레 빠진다"며 "이 과정에서 시설이 동의할 여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창균 동부경찰서 형사5팀장은 "유족 추정자들의 어려운 형편을 고려해 충분히 설명했고,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신교 동구청 생활지원과 담당자도 "신원 불상의 변사자 행정처리 의뢰 공문을 받아 절차대로 진행했다"며 "연고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추가 확인할 의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B씨 실종 당시 재활원의 관리 소홀이 있었는지를 수사 중이다.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jyeon@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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