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단체, 한반도기 불태우며 "평창 반대"...대구 청년들 "부끄럽다"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8.02.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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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공기·김정은 위원장 사진 짓밟은 조원진에 항의서한..."평화올림픽 막는 비상식적 태도, 방해 말라"


대구지역 청년들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을 비하하는 대한애국당 조원진(달서병) 대표의 대구 사무소를 찾아 "평화올림픽을 막지 말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친박단체 회원들이 가로막아 조 대표에게 끝내 항의서한을 전달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친박단체 회원들은 청년들을 향해 욕설과 함께 '평양올림픽'이라는 조롱섞인 막말을 내뱉었다. 심지어 한반도기와 북한 인공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진마저 찢고 불태웠다. 청년들은 "평화올림픽을 막는 비상식적인 태도"라며 "너무 부끄럽다"는 말들을 남기고 발걸음을 돌렸다.

조원진 대표에게 항의서한을 전하려는 대구 청년들(2018.2.5.달서구 감삼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조원진 대표에게 항의서한을 전하려는 대구 청년들(2018.2.5.달서구 감삼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인공기를 불태운 조 대표를 비판하는 퍼포먼스(2018.2.5.달서구 감삼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인공기를 불태운 조 대표를 비판하는 퍼포먼스(2018.2.5.달서구 감삼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5일 오전 '깨어있는대구시민들', '대구경북주권연대' 소속 20~30대 회원 6명은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 있는 조 대표 사무실에 '평창올림픽을 방해하지 말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모였다.

지난 달 22일 조 대표와 일부 친박단체가 북한 현송월 삼지연관연악단장을 비롯해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서울역 도착 시간에 맞춰 한반도기와 인공기, 김정은 위원장 사진을 불태우고 짓밟는 등 '반북' 행동을 벌인 것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조 대표는 북한 예술단의 서울 국립극장 공연에 맞춰 오는 11일 다시 김정은 위원장 사진과 인공기에 대한 '화형식'을 예고했다.

때문에 청년들은 이날 평창올림픽 성공 기원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조 대표에게 앞으로 자극적인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항의서한과 '소금', '키'를 전달하기로 했다.   

북한 국기인 인공기를 찢는 친박단체 회원(2018.2.5.달서구 감삼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북한 국기인 인공기를 찢는 친박단체 회원(2018.2.5.달서구 감삼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조 대표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친박단체(2018.2.5.달서구 감삼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조 대표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친박단체(2018.2.5.달서구 감삼동)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하지만 이 소식을 알게 된 친박단체들이 조 대표 사무실 앞에서 오전 10시부터 진을 치고 항의서한 전달과정을 방해하며 끝내 항의서한을 찢었다. '대한애국당 대구시당' 당원들과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석방 천만인 서명운동본부', '박근혜 대통령 사랑방모임' 등 친박단체 회원 50여명은 조 대표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양올림픽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대한민국을 사회주의로 물들이는 종북 XX", "태극기 없는 올림픽이 웬말이냐", "북한 편 드는 빨갱이는 북한으로 꺼져라"고 막말과 욕설을 뱉었다. 또 한반도기와 인공기,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을 찢고 불태우며 "문재인 대통령 퇴진" 구호도 외쳤다.

이에 대해 천기창 대경주권연대 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열리는 평창올림픽을 방해하는 조 대표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 대구시민으로서 너무 부끄럽다"며 "이마저도 폭력과 욕설로 막는 일부 단체의 적대적인 태도도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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