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방송작가들, 지역 첫 노조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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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출범, 대구MBC·KBS·TBC 등 10개 지역사 프리랜서 작가 40여명 "표준계약서 작성, 원고료 체계 마련"


대구경북 방송작가들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영남지회(지회장 염정열)'는 오는 24일 오후 1시 대구MBC 7층 강당에서 출범식을 연다. 지난해 11월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설립된 후 지역에서는 처음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언론노조 대구MBC지부, KBS대구경북지부, TBC지부에서도 참석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현재 영남지회에는 대구·포항·안동·부산·울산MBC, KBS대구·포항, TBC, 대구·경북교통방송 등 지역 10개 방송사의 TV·라디오 프로그램 작가 4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고, 전국적으로는 110명에 이른다. 대부분 20~50대 여성 프리랜서(free lancer.일정 집단이나 회사에 속하지 않고 자유 계약에 따라 일하는 직종) 작가들로 경력은 2년차부터 24년차까지 다양하다.

대구경북 프리랜서 작가 45명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노조를 출범했다 / 사진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영남지회
대구경북 프리랜서 작가 45명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노조를 출범했다 / 사진 제공.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영남지회

영남지회장은 대구MBC에서 일하는 염정열(42)씨가, 부지회장에는 대구교통방송의 권지현(41)씨가 뽑혔다. 지난 2000년 대구와 마산에서 작가 노조 설립이 한 차례 무산된 이후 18년 만이다.

노조는 앞으로 사측을 상대로 방송 작가들의 처우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해 활동한다. 특히 방송사별로 ▷원고료 체계 마련 ▷표준계약서 작성 ▷고용 안정 등 요구할 예정이다. 또 향후 부산·울산·경남지역으로 확대해 방송작가들의 목소리를 높일 방침이다.

영남지회에 따르면, 방송 작가들은 프로그램 시작 전 논의된 액수만큼의 원고료를 받고 있다. 특집 프로는 1회당, 라디오 프로그램은 원고지 1장당, TV프로는 1주당 책정되며 경력에 따라 월 80~200만원 정도다. 그러나 별도의 계약서 없이 PD와의 구두 약속을 통해서 고료가 책정되고 근속연수나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하는 임금 체계가 없다. 때문에 원고료는 지난 20년간 2배가량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10년간 임금이 동결된 방송사도 있었다. 또 계약 기간도 정해져 있지 않아 수시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염정열 지회장은 "지금도 전국의 수많은 방송 작가들은 간단한 원고 작성뿐 아니라 사무보조부터 섭외, 편집까지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방송 작가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자 한다. 노조 활동을 계기로 방송사 내에서도 합리적인 구조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 시민사회도 "환영"의 뜻을 보였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논평을 통해 "오랜기간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됐던 여성 작가들이 노조 활동을 통해 권익을 보장받고 당당하게 일하길 바란다"며 "지역 방송계도 처우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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