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다스(DAS)'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조가 "이명박 일가는 다스 경영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경주지부 다스지회(지회장 최재소)는 29일 오전 경주시 외동읍 다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일가가 회사 돈을 사적으로 유용하며 회사를 잘못 경영하는동안 1천명의 다스 직원과 1만여명에 이르는 협력업체 종사자들은 회사 안팎으로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다스는 이날 오전 11시 경주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 성과 보고, 이사회 선임 등을 의결했다.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된 이후 노조가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사측은 회계자료 공개 요구를 무시하고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오늘날 다스를 위기에 빠뜨린 MB 측근들은 금융권 자금 지원마저 끊기자 자신들의 잘못된 경영은 책임지지 않고, 노동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며 "온갖 비리로 얼룩진 다스가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려면 경영진은 전원 사퇴하고, MB일가와 주주들은 법적·도의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명 경영을 위해선 ▷노동이사제 도입과 ▷노조 추천 사외감사 선임 등을 촉구했다. 또 ▷불법 비자금을 사회에 환원하고 ▷잘못된 경영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최재소 지회장은 "MB일가의 비리와 경영진의 잘못들이 하나, 둘 드러날수록 노동자들의 자괴감도 커지고 있다. 부끄러워 회사 유니폼을 입고 밖을 다닐 수 없다"며 "비리 경영진 해임과 투명 경영 체제를 이뤄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다스 협력업체 '금강' 소속 노동자들도 참석했다. 금강은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영배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곳으로, 이씨는 앞서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최인혁 금속노조경주지부 금강지회장은 "대표이사가 구속된 이후 다스와 마찬가지로 금융권의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며 "전문 경영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하루 빨리 경영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먼저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부터 해소해달라"고 요구했다.
다스 최대 주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맏형인 이상은(85) 현 다스 회장으로 전체 주식의 47.26%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의 부인 권영미씨가 23.60%로 2대 주주, 권씨의 상속 과정에서 기획재정부(19.91%)가 3대 주주, 이 전 대통령이 설립한 청계재단(5.30%)은 4대 주주가 됐다. 5대 주주 김창대 다스 감사는 4.20%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110억원대 뇌물 수수와 350억원대 비자금 조성, 횡령, 탈세, 직권남용 등 10여가지 혐의로 지난 23일 구속 수감됐다.
한편, 다스 측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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