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참사가 일어난지 4년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침몰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노란 리본을 달고, 희생자들의 영정에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렸다.
대구지역 80개 단체와 시민 260여명이 참여하는 '대구4·16연대'는 세월호 참사 4년째를 이틀 앞둔 14일 오후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세월호 4주기 시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추모제는 대구시민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5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됐다.
'416프로젝트합창단'을 비롯해 가수 김주권·최영주·황성재씨, 안무가 박정희씨, 밴드 '그리GO' 등은 노래와 춤 등 각자의 방식으로 희생자를 추모했다.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들과 비슷한 나이였던 이들은 대학생이 돼 "세월호를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추모곡 '화인'에 맞춰 세월호 참사 당시와 유족들의 진상규명 활동을 담은 영상이 나오자 동성로를 지나던 시민들도 걸음을 멈추고 함께 했다.
함주영(23.계명대)씨는 "내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4년간 세월호를 잊고 지냈다"며 "희생자와 그의 가족들을 더 이상 외롭게 두지 않겠다.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분향을 마친 권유민(16.대구여상)씨는 "그동안 세월호를 제대로 추모하지 못했다. 단원고 언니,오빠들에게 빚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노란색 피켓을 들고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과 세월호 침몰원인 규명", "1기 특조위 당시 조사활동을 방해한 황전원 상임위원 사퇴" 등을 촉구했다. 또 각자 가슴과 가방 등에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리본을 달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 같은 세월호 4주기 추모행사는 대구·경북(경주·안동)을 비롯해 서울, 경기, 대전, 미국, 일본 등 국내외 30여곳에서 영화 상영, 공연, 프리허그, 문화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추모제에는 유가족도 참석했다. 단원고 2학년 3반 고(故) 유혜원 학생의 아버지 유영민(49)씨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않은 무책임한 정부와 정치권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며 "세월호를 기억해준 대구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 4년간 버틸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세월호 진상 규명은 이제 첫발을 내딛었다"며 "지금처럼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선우 대구416연대 집행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4년만에 진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며 "세월호를 잊지 않는 국민들의 힘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이까지 올 수 있었다"며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정부는 구조하지 못했는지 모든 것들을 원점에서 재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대회에 앞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비롯해 노란리본·풍선 나눔 부스행사가 진행됐다. 또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분향소도 차려졌다. 서명과 분향을 마친 시민들은 서로의 가방과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아주며 세월호를 기억했다. 대구4.16연대는 시민들의 서명 용지를 오는 7월 시작되는 세월호 2기 특조위 활동에 전할 방침이다. 또 참사 당일인 오는 16일에는 안산에서 열리는 세월호참사 정부 합동영결식과 국민 추모행진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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