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대치 끝에 들어간 사드 공사 차량...주민들 '허탈'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8.04.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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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천명 동원돼 3시간만에 강제 해산, 10여명 부상·병원 치료..."북핵 위험 없는데 사드 공사, 역행"


사드 부지 공사를 위한 군용트럭 20여대가 끝내 성주 롯데골프장으로 들어갔다. 소성리 주민 등 반대 단체는 진밭교에서 밤새 농성했지만 경찰에 의해 3시간만에 해산당했다. 경찰은 추가 자재 반입을 위해 마을에 병력을 상주시키고, 국방부의 공사를 도울 예정이다.

23일 오전 11시 30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텅 빈 도로를 따라 경찰의 엄호 속에 군용트럭 20여대에 공사에 필요한 모래와 자갈, 자재 등을 싣고 성주 롯데골프장으로 들어갔다. 경찰의 진압으로 사드 반대 단체의 농성이 해산된 직후다.

경찰의 엄호 아래 줄지어 들어오는 사드 공사를 위한 군용트럭(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경찰의 엄호 아래 줄지어 들어오는 사드 공사를 위한 군용트럭(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경찰의 강제 해산에 저항하는 사드 반대 활동가들(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경찰의 강제 해산에 저항하는 사드 반대 활동가들(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경찰 진압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10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경찰 진압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10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앞서 경찰 3000명은 오전 8시 사드가 배치된 롯데골프장에서 1km가량 떨어진 소성리 진밭교에서 농성 중이던 주민 등 사드 반대 활동가 150여명에 대한 진압을 시작했다. 이들은 국방부의 사드 부지 공사 강행에 반발해 지난 22일 저녁부터 성주 롯데골프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막고 농성 중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병력을 동원해 빗 속에서 밤새 온몸으로 저항하는 이들을 3시간만에 강제 해산시켰다. 농성 중이던 100여명은 경찰들에 의해 한 명씩 팔다리가 들린 채 도로 밖으로 끌려 나갔다. 또 밤새 종교 의식을 진행하던 천주교 신부와 원불교 교무 등 종교인들도 제구가 빼앗긴 채 단상에서 내려와야 했다. 도로를 막기 위해 위에 차를 세우고 파이프로 팔을 고정시킨 채 인간띠를 만들었던 이들도 들려나갔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 모습을 본 주민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60대 남성은 분통을 터뜨리며 "남북정상회담을을 앞두고 북핵 위험이 사라졌는데 사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경찰은 당장 진압을 멈추고 사드 관련 모든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열 앞에서 팔짱을 낀 채 경찰과 대치 중인 주민 등 사드 반대 단체(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열 앞에서 팔짱을 낀 채 경찰과 대치 중인 주민 등 사드 반대 단체(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경찰 병력에 의해 끌려 내려오는 천주교 신부(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경찰 병력에 의해 끌려 내려오는 천주교 신부(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파이프로 인간띠를 만들고 몸으로 진밭교 위를 지키고 있다(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파이프로 인간띠를 만들고 몸으로 진밭교 위를 지키고 있다(2018.4.23.성주 초전면 소성리)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어 주민 등 사드 반대 단체는 소성리회관 앞에서 경찰 병력에 둘러싸인 채 30분가량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사드 공사 필요없다", "경찰은 소성리를 떠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철주 소성리종합상황실장은 "주민들이 하나 둘 끌려나가는 모습을 보니 허탈하다"며 "충분히 대화로 풀어야할 일이다. 더 이상 사드 때문에 주민들의 마음을 짓밟지 마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도 성명을 내고 "남북·북미간 평화적 분위기가 고조되는 이 때 기습적인 침탈 방식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현재 공사로 사드 포대가 성주에 고착화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사드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사드 배치의 이유가 북한 핵 때문이었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힐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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