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장애인 단체가 "권영진 대구시장이 약속한 장애인 권리 보장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권 시장을 향해 "장애인 권리 보장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올바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장애인지역공동체,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지역 30개 단체가 참여하는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10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장애인 권리 보장에 대한 정책 협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 권 시장은 지난 3월 예비후보 시절에 이어 4월 시장으로 복귀하면서 이들 단체의 협약 체결 요구를 거부해왔다.
특히 "권 시장이 4년 전 장애인 단체와 협약한 50가지 정책 가운데 '임기내 이행'된 공약은 11가지뿐"이라며 "나머지는 이행되지 않았거나 목표치에 미달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권리에 대해 정책적 환경이 갖춰지고 있지만 대구시는 기본적인 예산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면서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시장으로서 지역 장애인들의 권리 보장 요구를 외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420장애인연대는 또 "올해 대구시는 희망원 혁신 대책으로 48억원의 예산을 약속했지만 희망원 거주 장애인 탈시설 지원 예산은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시민사회와 합의한 사항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박명애 420장애인연대 공동대표는 "중앙정부와 국회도 장애인 문제에 대해 나서고 있는데 대구시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며 "권영진 대구시장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한 대구시 비서실장은 "현실적으로 정책 요구안을 모두 받아들이긴 어렵다. 현재 합리적인 방식으로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국철 장애인정책팀 담당자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노력 중"이라며 "탈시설에 대해 대구시와 장애인 단체의 입장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희망원 거주장애인 탈시설 예산이 40억원가량 배정돼 있다. 예산이 없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구시장 후보들에게 ▷장애인 복지 공공시스템 강화 등 5가지 주제, 32개 세부 정책을 공약화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예비후보와는 정책 협약을 체결한 반면, 자유한국당 권영진 예비후보는 '검토 단계'라며 협약 체결을 하지 않고 있다. 420연대는 지난달 27일 출마 선언한 바른미래당 김형기 예비후보에게도 정책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권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후보 시절 420장애인연대와 정책 협약식을 갖고 ▷장애인 교통약자 보호 ▷활동보조서비스 예산 확대 ▷발달장애인 지원 ▷소득·주거지원 정책 등 11가지 주제 50가지 정책 공약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장애인 권리보장에 대한 정책 협약 요구를 거부하다 이들 단체가 천막농성을 벌이자 뒤늦게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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