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낸 성주 '사드 반대' 후보들..."다시 일상 속 사드 반대"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8.06.1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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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낙선, 그럼에도 "변화 느껴 즐거웠던 선거"...'별동네공동체' 중심의 행정 감시, 주민 사업 추진


(왼쪽부터) 김상화·김미영·이강태·이재동 후보 / 사진. 이강태 후보 페이스북
(왼쪽부터) 김상화·김미영·이강태·이재동 후보 / 사진. 이강태 후보 페이스북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후보들의 6.13 지방선거 도전이 막을 내렸다.

결과는 4명 전원 낙선. 2년간 지역에서 사드 반대 활동을 해온 경험을 살려 출마했지만 모두 10%대 득표율에 머물며 보수정당의 벽을 넘진 못했다. 이처럼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지만 후보들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즐거웠다"는 감상을 전했다. 보수적인 성주에서 직접 경험한 작은 변화를 토대로 다시 주민들 곁으로 돌아가 일상에서 사드 반대 운동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이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에서 청년위원장을 맡은 이강태(42)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간판을 걸고 성주군수에 출마했다. 자유한국당 이병환, 무소속 전화식 후보에 밀려 3위로 낙선했지만, 민주당 계열로 역대 최다 득표율(15.68%)을 얻었다. 2006년 열린우리당 우인회 후보가 처음 성주군수에 도전했으나 13.39%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당시 성주군수에 당선된 자유한국당 전신 한나라당의 이창우 후보와는 4배 득표율 차였다. 12년만에 출마한 이 후보가 당선되지는 못했지만 표 차를 미세하게나마 줄였다는 점에서는 이 후보는 변화가 감지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6.13 지방선거 성주군수 개표 결과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6.13 지방선거 성주군수 개표 결과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이 후보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주민들이 아직까지 군수가 되기엔 부족하다고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운동 내내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성주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유권자들에게 우리의 선거 운동이 어떻게 다가왔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주민들과 함께 사드 반대 활동에 힘쓰겠다"고 했다.

또 "조직(한국당)과 돈 없이도 누구나 정치에 나설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앞으로 누군가가 용기를 내고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성주군수·성주군의원 당선자들에게 "선거운동하던 때와 같이 주민들 앞에 항상 겸손한 모습으로 행정과 의정활동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군의원 후보들도 모두 10% 초중반의 지지율로 고배를 마셨다. '가선거구'에 출마한 이재동(50) 후보는 '가선거구'에 출마했지만 득표율 11.8%에 그쳐 도희재·김성우·김경호·이봉근·노광희 후보에 이어 6위로 낙선했다. 이 후보는 성주투쟁위 부위원장으로 지난 2년간 성주군청 건너 사드 반대 촛불 집회 사회를 맡았다. '나선거구' 민주당 김상화(38.성주투쟁위 대외협력위원장) 후보도 최종 득표율 10.51%로 배재만·김영래·김명석·이경수 후보에 이어 5위에 머물렀다. '다선거구' 민주당 김미영(38.성주투쟁위 기획위원장) 후보도 14.88%를 얻어 전수곤·구교강·곽길영 후보에 이어 득표율 4위에 그쳤다.

성주에 출마한 민주당 계열의 기초의원 후보로는 2006년 열린우리당 시절 '가선거구' 김기운 후보, '다선거구' 구교강 후보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두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11.92%, 7.78%에 그쳤다.

6.13 지방선거 성주군의원 개표 결과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6.13 지방선거 성주군의원 개표 결과 /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겉으로 드러나는 지지율 변화는 없어도 이들 후보 모두 "선거 기간 성주의 변화를 봤다"며 "다시 일상속으로 돌아가 주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시각에서 이해하고 한층 더 다가가겠다는 의미다. 특히 사드 반대 활동으로 인연이 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별동네 공동체'를 중심으로 성주군 행정과 정치 권력을 견제,감시하고, 성주 독립운동 기념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재동 후보는 "생각했던 것만큼 지지율이 나오지 않아 힘이 빠지기도 했지만 성주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성주를 바꾸는 싸움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후보도 "성주를 위해 힘써온 일꾼이 누구인지를 살펴보지 않고, 특정정당만 지지하는 분위기가 안타까웠다"며 "선거는 즐겁게 치렀지만 우리들 중 한 명이라도 당선됐으면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한편, 성주 사드 배치 지역과 인접한 경북 김천시 '가선거구'에서 민주당 김동기(50) 후보가 득표율 30.2%로 사드 반대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당선됐다. 김천시장 후보로 출마한 무소속 박희주(49) 후보는 득표율 15.4%에 그쳐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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