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노동조합이 1980년 8월 병원 설립 이후 38년만에 첫 파업을 예고했다.
노사가 넉 달째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노조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며 처우개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업 찬반 투표를 벌인 뒤 이달 말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사측(의료원장 이경수)도 지노위의 조정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18일까지 2주 조정기간 동안 노사 실무진, 관계부처 위원이 합의점을 못찾고 조정중지 결정이 떨어지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7.24 파업 전야)에 들어간다. 타결에 이르면 38년 무(無)분규는 이어진다.
하지만 양측 입장이 극단적으로 대립해 현재로선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구가톨릭대병원 노조는 1993년 사라진 뒤 간호사 장기자랑 '갑질논란'을 겪은 지난해 12월 25년만에 설립돼 현재 조합원은 850명을 돌파했다. 전체 직원 1,600여명 중 가입 대상 1,100여명의 과반 이상이다. 노조 가입률이 높은 부분도 처우개선에 대한 노동자들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노조는 보고 있다.
대가대의료원분회(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분회)는 "지난 3일 경북지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27일 노조 결성 후 올해 2월 22일부터 4개월 간 9차례 본교섭, 11차례 축조교섭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탓이다.
노조는 "대구가톨릭대병원 의료이익율(2016년 기준)은 전국 상급종합병원 평균(-0.4%)에 비해 월등히 높다(8.7%)"며 "당기순이익율도 전국상급종합병원 평균(3.2%)의 3배(9.9%)나 된다"고 주장했다. 또 "부채비율도 전국상급종합병원 평균(115.6%)에 비해 낮은 34.8%로 재정건정성이 높다"면서 "이 상황에서 노동자 임금은 10년째 동결해 노동착취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2004년부터 시행된 주5일제도 대구지역 대형병원들이 시행하는데도 대가가톨릭대병원만 14년째 시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병원 곳곳에 팽배한 갑질문화도 대표적인 적폐로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구가톨릭대병원 한 관계자는 "노조가 처음 생겼고 교섭도 처음이라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현재로선 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파업을 막기 위해 최대한 입장 차를 줄여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 인상률은 병원 경영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안다"면서 "실현 가능한 내용 안에서 최대한 조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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