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운명을 결정할 10일 행정심판이 최대 2주 뒤로 연기됐다.
주민들이 영풍 측(기업)만 소명 기회를 갖는 것에 대해 "불공정성"을 제기하며 심판참가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민 참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만약 정부가 심판참가를 허가하면 영풍과 주민 모두 심리에 참가해 위원들을 상대로 조업정지에 대한 각자 입장을 놓고 맞서게 된다. 불허 결정이 나면 영풍만 소명 기회를 갖게 돼 심판 결과가 더 빨리 나올 것으로 보인다.
행심위 한 관계자는 "최종 구술심리 후 결정하려 했으나 사안이 중한데다 며칠 전 신규 심판참가 신청이 들어와 추가 검토 상황이 생겼다"며 "불가피하게 연기하게 됐다. 날짜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봉화군 주민 등 전국 4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화되지 않은 폐수 70톤을 낙동강에 방류하고 사고 수습보다 중장비로 사고 현장 슬러지 흔적을 없애려다 발각된 (주)영풍석포제련소에 대한 조업정지 신청을 즉각 확정하라"며 "과징금 대체 요구는 부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행심위 심리에 기업 인사들만 참가해 소명 기회를 갖는 것은 너무 불공정하다"면서 "직접 피해 당사자인 주민들도 심리에 참가할 수 있도록 심판참가 신청을 허가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이어 행심위원들 출근길에서 "조업정지 확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도 벌였다.
곧바로 영풍은 중앙행정심판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조업정지 행정처분 집행 정지와 과징금 대체를 신청했다. 행심위는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후 행심위는 10일 구술심리를 열고 영풍의 소명을 들은 뒤 조업정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봉화군 주민들과 비대위 인사 등 6명이 지난 4일 심판참가 신청서를 내 최종 결정은 뒤로 밀려났다. 구술심리에서 기업 입장만 들은 위원들이 "공정성을 잃을 수 있다"며 자신들도 직접 심판에 참가해 소명 기회를 달라는 주장이다.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 팀장은 "직접 피해 당사자인 봉화군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정부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애초부터 불공정한 것"이라며 "기울어진 판단으로 내려진 결과를 우리는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내려질지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일단 우리들의 심판참가를 허가해 양측 입장을 듣고 반드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10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반면 영풍 측 한 관계자는 "조업정지는 2주지만 사실상 6개월 공장 가동이 중단돼 수 천억원 경제 손실이 생길 것"이라며 "행심위가 행정처분 집행정지를 받아들여 과징금으로 대체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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