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노동조합이 98% 찬성률로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노사는 넉 달째 10여차례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20%, 사측은 4%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주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쟁의조정도 거쳤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번 주 2차 조정도 실패하면 오는 25일부터 '무기한' 파업이다. 병원 설립 38년만에 첫 파업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노조는 1993년 사라진 뒤 간호사 장기자랑 '갑질논란'을 겪은 지난해 말 설립됐다. 조합원은 870여명이다. 전 직원 1,800여명 중 가입 대상은 1,300여명으로 과반 이상이 조합원이다.
합법적으로 첫 파업권을 얻게 된 노조는 오는 24일까지 사측과 2차 지노위 조정을 벌인다. 이 기간 동안 합의에 이르면 파업에 들어가지 않지만, 현재로선 노사 입장차가 커 파업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때문에 노조는 오는 24일까지 병원 내 필수 유지 인력 숫자를 결정하고, 24일 당일 저녁 병원에서 파업전야제를 열기로 했다. 이어 엿새 뒤인 오는 7월 2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이날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과 봉사만을 강요한 사측에 대한 조합원들 분노가 얼마나 높은지, 첫 임단협 요구가 얼마나 간절하지 압도적인 파업 찬성율이 보여주고 있다"며 "노조의 투쟁이 망가진 병원을 제자리로 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명희 대구가톨릭대병원노조 분회장은 "열악한 임금, 15년 미뤄진 주5일제, 육아휴직 급여 0원, 10년 실질 임금 동결. 노동자들은 법정수당도 제대로 못 받고 일했다"며 "사측은 전국 10위에 드는 수익을 남기면서 우리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파국을 피하기 위해선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 한 관계자는 "2천여명 직원 임금을 한 꺼번에 20%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4% 인상이 최대치다. 경영이 좋아지면 매년 인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업을 피하기 위해 교섭을 잘 풀어나겠다"면서 "노사 모두 신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가톨릭대병원 노사는 10대 핵심쟁점을 놓고 넉달 째 교섭 중이다. ▲임금 인상(연봉 20%) ▲주5일제·토요 휴무 시행·시차근무 폐지 ▲노조 활동 보장 ▲적정인력 충원 ▲육아휴직 급여 지급 ▲부서장 갑질 근절 ▲고무줄 출퇴근·오락가락 근무표 중단 ▲공정인사·부서장 연임 상향식 평가 반영 ▲불법파견 중단·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환자 민원 개인책임 전가 금지, 폭언·폭행 직원보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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