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는 지난 반년간 임금인상과 주5일제 도입 등 처우개선안을 놓고 줄다리기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24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3차 조정 데드라인을 넘기면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고, 같은 날 밤 예정된 노사 교섭도 실패해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은 병원 설립 38년만에 처음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노사는 24일 오후 10시 30분까지 막판 교섭을 벌이기로 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24일까지 모두 3차례의 경북지노위 조정이 이어졌으나 모두 실패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노사가 10여차례 넘게 따로 임단협 교섭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는 25일 오전 6시 30분부터 합법적인 전면 파업에 들어가게 됐다. 노조는 앞서 16~18일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98%라는 압도적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전체 직원 1,800여명 중 노조 가입 대상자는 1,300여명으로 과반 이상인 870여명이 조합원이다. 이번 파업에는 응급실, 중환자실의 간호사 등 필수유지인력 100~150여명을 뺀 700여명이 참여한다.
이 밖에 ▲주5일제·토요 휴무 시행·시차근무 폐지 ▲노조 활동 보장 ▲적정인력 충원 ▲육아휴직 급여 지급 ▲부서장 갑질 ▲고무줄 출퇴근·근무 중단 ▲공정인사·부서장 연임 상향식 평가 반영 ▲불법파견 중단·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환자 민원 개인책임 전가 금지, 폭언·폭행 직원보호 등 10대 안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분회(분회장 송명희)는 24일 오후 6시 병원 로비에서 조합원 4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전야제를 열고 "직원을 쥐어짜는 방식이 아니라 인력을 충원하고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직원이 다니고 싶은 병원을 만드는 것이 사측의 의무"라며 "우리 권리를 세우고 일한만큼 댓가를 정당하게 요구하기 위해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송명희 분회장은 "교섭을 하면 할수록 사측은 직원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기보다 방어하기에만 급급해 보였다"면서 "갑질 문화와 저임금에 따른 희생강요는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위해서도 더 이상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파업 중에도 계속 교섭창구를 열어놓을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지금의 사태를 마무리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사측이 교섭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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