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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첫 고공농성 여성노동자 '체공녀 강주룡'

기사승인 2018.08.27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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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민 / 『체공녀 강주룡』(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사 | 2018)


구미에 삶의 터를 두고 20여년을 살다가 직장문제로 10년을 김천에 옮겨 생활 했습니다. 물론 집은 구미에 있었지만......다시 구미에서 살기를 5년이 넘습니다. 자연히 구미에서 사귀었던 벗들의 소식이나 옛날 친했던 분들의 소식을 잘 듣지 못해 궁금했었지요. 다행인지 페이스 북이라는 요울(?)을 통해서 끊이지 않은 인연을 이어간 이도 있었지만......그 중의 한분이 몇 년전 '잠시 다녀오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겨 어디 다녀오시느냐고 물었던 기억입니다. 그러다가 몇 해가 지난 후 그 벗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 그녀는 민주노총 위원장과 같이 영어의 몸이 되었고 만기가 되어 풀려났으나 아직도 감옥에 있는 다른 동지들을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책을 펼치면서 처음 든 생각이 그녀였습니다. 

제 23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한, ‘장편소설(novel)’이라지만 실제는 바로 일제하에서의 무지막지했던 백성들의 지난한 삶의 현장이고, 도피이며 노동현장의 아픔이요, 그 아픔을 몸으로 고스란히 받았던 한 투쟁가의 사실(팩트 fact, 다큐멘터리documentary)이라는 점이 더욱 아프게 다가옵니다. 노동현장에 서 있는 투사를 보게합니다

   

 ‘오래 주렸다’라는 글로 시작됩니다. 이는 이 책을 끝까지 그리고 단숨에 읽어야 글의 전체를 알게 하는 말입니다. 즉 마지막 장에 나타난 주룡(체공녀)의 마지막 모습을 이 말이 보여주는 것이지요. 감옥에 있는 노동의 동지가 받은 마지막 그녀의 소식. 즉 지붕위에 올라가 목숨을 던질 각오로 답을 요청하는 투사(고공투쟁의 시조는 체공녀 주룡이었다), 노동 현실 앞에 몸을 불태우는 전태일을, 한진해운 굴뚝에서 외치던 김진숙을 그녀에게서 봅니다. 

노동운동의 모습이 결국은 노동가치, 노동 그 자체를 위하여 몸으로 산화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도에서 간도로 다시 조선 반도로 내려오는 삶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 땅의 백성들의 아픔을 보여주었고, 그 가운데서도 낭군의 뜻을 따라 독립운동에서 뛰어들어 가지게 된  혼란스런 경험, 그리고 시댁에 두려워 고무공장으로 가출하는 모습은 당시의 사회상 아니 힘없는 조선 백성의 처절하지만 참 모습이었습니다. 시집을 떠나 어린 남편을 하늘로 알고 섬기려는 애틋함이 있고, 그 남편을 잃었을 때 외로움을 말하면서 책은 강주룡의 마지막 모습을 어렴풋하게 보여줍니다.

   
▲ <한겨레> 2018년 8월 15일자 6면
 
또 하나가 문재인 대통령이 한 지난 8‧15 경축사입니다.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평양 평원고무공장의 여성노동자였던 강주룡은 1931년 일제의 일방적인 임금삭감에 반대해 높이 12미터의 을밀대 지붕에 올라 농성하며 "여성해방, 노동해방"을 외쳤습니다. 당시 조선의 남성 노동자 임금은 일본 노동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조선 여성노동자는 그의 절반도 되지 못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저항으로 지사는 출감 두 달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지만......>며 당시 여성 노동자의 기막힌 모습과 그것을 이겨내기위한 몸부림에서 강주룡을 생각했습니다.

일제하 노동현장에서의 모습이 지금의 그것과 형식이나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내용에서는 하나도 변하지않은 자본주의 노동현장을 고발하고 그 속에 있는 노동자의 삶의 모습은 그 때와 지금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외치는 듯 합니다.

대통령은 주룡의 모습을 통해서 일제 강점기의 여성운동을 말하고 노동의 아픔을 말했을지는 몰라도 체공녀 강주룡은 갓 시집간 어린 신부가 남편을, 처음하는 독립운동에서 동지를, 나중에는 가족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외로움의 끝을 달리는 모습을 봅니다.

외로움을 모르는 옥이와 같은 방에서 나눈 이야기에서 그녀의 외로움을 봅니다.
<“얘기 또 해주어. 글쎄 무어가 있으려나. 기래, 옥이 늬 거 아니?” “무얼 말이오?” “토끼는 외로워서 죽기도 하는 짐승이란다.” “거짓말” “참말” “거짓말!” “참말이다.” “외로워서 죽는다니 순 거짓말이다. 사람도 아니면서.” 옥이의 말에 주룡은 픽 웃는다. “사람이 외로워 죽는 것은 되는 말이구?” 주룡의 물음에 옥이는 곰곰 생각하다 고개를 젓는다. “사람두 마찬가지, 죽을 만치 외롭다는 거는 기양 하는 소리지. 참으루 외로워서 죽은 이가 있거든 나와보라지”. 주룡은 뭐라 대꾸하려다 입을 다문다.>

결국 외로움으로 끝을 맺는 모습이란 바로 을밀대에 올라 <죽었던 주룡이 두 달을 앓다가 병원에 간다. 생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간 병원에서 주룡은 소화불량과 신경쇠약 진단을 받는다. 병원을 뒷걸음질로 나와서 감옥에 간다. 1년을 거슬러 공장주와 교섭을 하고 통근버스 앞에 자진하여 파업단 복직을 요구하고, 단식하러 구치소에 들어갔다 뒷걸음질로 나온다. 그물에 뛰어올라 을밀대 지붕에 올라앉는다. 해가 동쪽으로 기울어 주룡은 광목천을 타고 을밀대 누대에거 내려온다.......달빛이 흰 광목을 f는다.......올라가지 말아요, 거기 올라가면 죽게 됩니다......주룡은 답한다. 알고 있다고......> 하는 말로 지사 강주룡이 아닌 사람 강주룡을 보여줍니다.
 
단 숨에 마지막장을 덮고나서 구미에서 처음 노동현장으로 이끌던 그녀가 보고 싶어집니다. 지금 어느 현장에서 이 뙤약볕아  몸으로 외치고 있을 그 녀의 용기와 노동 사랑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책 속의 길] 146
김영민 / 전 구미YMCAㆍ김천YMCA 사무총장

평화뉴스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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