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광복회 결성지인 대구 달성공원을 '현충시설'로 지정하는 길이 열렸다.
대구경북 청년들이 무장항일투쟁을 위해 대구시 중구 달성동 294-1번지 달성공원 안에서 '독립운동단체'인 대한광복회를 결성한 1915년 8월 25일 이후 103년만이다. 그 동안 독립운동유적지 안내판 하나 없이 외면 받은 달성공원이 지역의 새로운 독립운동 성지로 지정받을 수 있는 물꼬를 튼 셈이다.
대구보훈청 담당부서 관계자는 "국가보훈처에 달성공원의 '현충시설'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확인 결과 국가보훈처는 긍정적으로 현충시설 지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보훈처가 달성공원을 현충시설로 지정하게 되면 역사학자 등 전문가 그룹으로 이뤄진 심위위원회를 열어 최종 현충시설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기간은 최소 1~2년이 걸린다.
현충시설이란 독립운동에 기여한 독립유공자들의 공훈을 기리는 조형물과 탑, 기념비, 동상, 현판 등을 세운다. 심의를 거쳐 현충시설 지정이 확정되면 조형물 설치비와 보수비용, 홍보비용, 기념식 비용 등 시설과 관련된 전반적 예산을 국가가 지원한다. 특히 현충시설로 지정된 순간 대구보훈청은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이라고 표기된 안내문을 달성공원에 설치한다.
관건은 달성공원 소유자인 문화재청과 행정 소관인 대구시, 대구중구청과의 관리운영·예산권 등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에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대한광복회는 '의열단'과 함께 일제강점기 친일파를 처단한 무장항일단체다. 하지만 대한광복회가 달성공원에서 결성됐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결과 공원에는 이를 알리는 안내판조차 설치돼 있지 않다. 때문에 대한광복회에서 활동한 독립지사 후손들과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상임대표 배한동)는 지난 7월부터 대구보훈청에 "달성공원의 현충시설 지정"과 "기념사업 실시"를 촉구했다. 앞서 25일에는 달성공원 서침나무 아래에서 대한광복회 창립 103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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