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여든, 통일 꼭 봐야 할텐데...”

평화뉴스
  • 입력 2005.01.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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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기수 할아버지...
“앉아서 통일운동하지 말고 민중속으로 들어가라”
“피를 토하는 심정...열우당,뭐하는 사람들인가?”
...“국가보안법 있는 한 통일은 없다”

대구에 사는 장기수 이준원(75) 이학돌(79) 할아버지
대구에 사는 장기수 이준원(75) 이학돌(79) 할아버지

“올해 내 나이가 일흔아홉, 내년이면 여든입니다. 정말 통일 꼭 봐야지 않겠습니까?”
지난 ’60년대 말에 붙잡혀 20년동안 옥고를 치룬 이학돌(79.경북 칠곡) 할아버지의 간절한 소망이다.

어제(1.29) 저녁 대구 도심의 한 식당에서 열린 <대구경북통일연대>의 신년회.
벌써 새해 첫달이 끝나가는 무렵이라 신년회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여느 단체의 신년회와 달리 덕담이나 주고 받는 자리가 아니었다. 정부와 여당을 꾸짖고 젊은 통일일꾼들에게 준엄한 당부로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

특히, 장기수 할아버지는 한해 한해 그냥 넘어가는 것이 마냥 안타까울 뿐이다.

이학돌 할아버지는 여든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로 울분을 쏟아냈다.

“노무현 정권은, 돈이나 권력으로 당선된 앞선 정권과 달리, 우리 스스로 정말 통일을 앞당기기를 갈망하며 탄생시킨 정권이다. 그리고 탄핵으로 궁지에 몰렸을 때도 민중들이 이 정권을 지켜주고 그들에게 더 큰 힘을 줬다.
그런데 도대체 뭘하는지 모르겠다. 4대 개혁입법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이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 있는 한 통일은 불가능하다. 열린우리당,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인가?”

이 할아버지는 또, 통일운동을 하는 젊은 일꾼들에게도 꾸짖듯 간절하게 당부했다.

“통일운동 단체나 활동가들, 앉아서 통일운동 하지 말고 민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결국 통일의 원동력은 민중들이다. 나는 한 일 없이 평생 징역만 살았다. 정말 통일 꼭 봐야 하지 않겠나. 제발 올해는 국가보안법 철폐와 통일운동에 더 힘을 쏟아달라”

인혁당 조작사건에 연루돼 8년동안 옥고를 치룬 강창덕(79) 할아버지도 울분과 당부를 잊지 않았다.

“지난 해 국가보안법 보면 피를 토하는 심정이었다. 올해는 꼭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민족의 통일을 앞당기는 영광된 2005년이 되도록 하자”

강 할아버지는 또 “지금은 통일운동하기 얼마나 자유로운가. 옛날에는 사회과학 책 볼 때마다 보초 세워두고 학습했다. 더 열심히 통일운동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대구경북통일연대> 상임대표며 <범민족연합 대구경북연합> 한기명(76) 의장도 통일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냈다.

한 의장은, “해방된 지, 일본 놈이 물러간 지 벌써 환갑이다. 오늘은 그냥 밥 먹자고 모인 자리가 아니다. 통일운동 더 열심히 하자는 결의를 모으는 자리다. 올해는 정말 통일의 기틀을 닦는 한해가 되도록 정말 열심히 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대구경북통일연대>는 지역 32개 단체로 구성돼 있는데, 어제 신년회에는, 18년간 옥고를 치룬 장기수 이준원(75.대구 남구 대명동) 할아버지를 비롯해, <대구경북통일연대> 오규섭(48) 집행위원장과 오택진(34) 사무처장, <민족자주평화통일 대구경북회의> 류근삼(65) 의장 등 20여명이 참석해 통일운동의 뜻을 모았다.


글.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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