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에 대한 첫 재심 재판이 사건 발생 35년만인 오는 25일 열린다.
19일 대구지방법원(제2형사단독)에 따르면, 지난 1983년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에 연루돼 국보법 위반 등의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전원 유죄 판결을 받은 박종덕(59), 함종호(61), 손호만(60), 안상학(56)씨 등 5명에 대한 재심 첫 공판이 오는 25일 오전 10시 45분 대구지법 신별관에서 시작된다.
재심 청구 당사자들은 당시 사건이 "경찰의 불법 감금과 고문, 가혹행위에 의해 조작됐다"며 경찰 수사 과정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때문에 이번 재심 공판에서는 당시 경찰의 가혹행위와 국보법 조작 여부에 초점을 맞춰 유·무죄를 비롯한 실체적 진실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대구 미문화원 폭파사건은 1983년 9월 22일 저녁 9시 30분쯤 대구시 중구 삼덕동 대구 미국문화원 앞에 놓인 가방에서 TNT 등 폭탄물이 터져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사건이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대구지방경찰청·국군·육군은 합동신문조를 꾸려 1년간 74만여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했다.
하지만 진화위는 2010년 "경찰은 30일간 이들을 불법구금해 가혹행위를 하고 자백을 강요하는 등 인권을 침해하고 국보법 위반으로 처벌받도록 했다"며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박종덕씨 등 5명은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6년 재심 개시를 확정했다. 검찰 항고는 지난해 기각됐다.
이와 관련해 인권운동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는 첫 재심 재판 당일 오전 대구지법 앞에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국가폭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제대로된 판결을 내려 35년만에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을 시켜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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