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스쿨미투' 집회...거리로 나선 학생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8.11.18 21: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0여명 드레스코드 '검은옷·마스크' 동성로 행진, 자유발언·피켓팅...SNS '총공'·집담회 예정
엄마들·교사들도 동참..."여전한 학내 성차별과 성폭력, 미투 운동 넘어 페미니즘 학교 만들자"


대구지역 도심에서 첫 '스쿨미투(School Me Too. 학교 성폭력 고발운동)' 집회가 열렸다.

지난 8월부터 트위터·페이스북 등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에서 이어진 수 백여건의 대구 초·중·고등학교 미투 운동 넉 달만이다. 여학생들은 검은 옷에 마스크로 드레스코드를 맞추고 거기로 나섰다.

대구 첫 스쿨미투 행진(2018.1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첫 스쿨미투 행진(2018.1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교사들과 남학생들의 성차별, 성희롱, 성추행 등 성폭력적인 교육과 문화를 고발해온 학생들은 미투 넉 달간 여전히 변한 게 없다며 미투를 넘어 '페미니즘(Feminism.성평등)' 학교를 만들자고 외쳤다. 또 학생들은 페이스북 대나무숲(익명 고발 게시판) 계정에서 고발에 이어 따로 미투 고발 트위터 계정을 만들고 이른바 해쉬태그 '총공(키워드 공격)'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집담회, 강연을 예정하고 있다.

스쿨미투 청소년연대 in 대구,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대구구미지부, 스쿨미투 대구대책위 등 11개 단체는 18일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 가량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스쿨미투' 집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여학생들뿐 아니라 이들을 지지하는 남학생들과 엄마들, 교사 등 100여명(주최측 추산 150여명)이 참석했다. '정치하는 엄마들'모임의 학부모들은 교복을 맞춰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남학생들도'페미니즘 학교를 만들자'라고 적힌 보라색 피켓을 들고 행진 대열에 섰다. 집회 참가자들은 자유발언과 피켓팅에 이어 동성로 일대에서 행진을 벌이며 "여성을 위한 학교는 없다", "폭력은 교권이 아니다", "성폭력은 교육이 아니다", "꽃다운 여학생 같은 소리 마라", "우리가 말한다 학교는 들어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페미니즘 학교를 만들자" 피켓을 든 여학생들(2018.1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페미니즘 학교를 만들자" 피켓을 든 여학생들(2018.1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스쿨미투 집회에 참석한 '정치하는 엄마들' 모임 회원(2018.1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스쿨미투 집회에 참석한 '정치하는 엄마들' 모임 회원(2018.1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백화점 앞에는 <교사의 '빻은 말(부적절한 언어를 뜻하는 은어) 대잔치> 게시판이 설치됐다. "여자애들은 취업 잘해 시집 잘가면 성공한거라는 00여상 선생님 전 비혼주의잔데요?", "여자는 강간을 피할 수 없는 몸의 구조야~000선생님", "여자들은 생리할 때마다 젓갈 냄새난다", "너네는 커서 꼭 애기를 낳아야한다", "여자가 머리 풀고 다니면 남자가 성적 욕구를 느끼니까 꼭 머리를 묶고 다녀라" 등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 민망한 성차별적인 내용의 포스트잇이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났다.

각종 성차별적인 발언이 적힌 게시판(2018.1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각종 성차별적인 발언이 적힌 게시판(2018.1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현유림 스쿨미투 청소년연대 in 대구 활동가는 "대구 스쿨미투 넉 달간 수 백여건 미투가 지역 초·중·고교에서 이어졌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피해자들만 현장에서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구교육청과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성폭력적인 학내 교육을 멈추고 전수 조사를 실시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집회 막바지에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라", "교직원 대상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화하라", "학생인권법 제정·사립학교법 개정하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페미니즘 학교를 만들자" 등 모두 5가지 내용이 담긴 '우리에겐 페미니즘 학교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