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배시장을 50% 점유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1천여명이 엿새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택배기사 노동자성을 인정해 노조 설립을 인정했지만 원청 CJ대한통운이 1년째 인정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노조는 원청을 교섭회피(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최근 CJ대한통운 노동자 3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원청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때문에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은 원청의 노조 인정과 사망사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택배노조에 설립 필증을 내줬다. 노조는 곧 원청 CJ대한통운 박근태 대표이사에게 단체 교섭을 요구했다. 하지만 원청은 택배기사는 하청 업체와 고용 계약을 맺고 있고,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 신분이라는 이유로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석 달간 CJ대한통운 노동자 3명이 일을 하던 중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해 노조는 "노동환경 개선"도 원청에 요구했다. 하지만 원청은 이 같은 현장 문제에 대해 계속 모르쇠로 일관했고 결국 파업 사태로까지 번졌다.
뿐만 아니라 원청이 파업 기간 중에 파업을 하는 택배기사의 배송구역 접수를 막는 '집하금지 조치'를 하고, 직영 택배기사 차량을 통해 대체배송을 하자 갈등은 더 커지고 있다. 노조는 "사실상 불법 직장폐쇄·해고"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대체배송을 막던 대구 택배기사들과 경찰 200여명이 대구중터미널에서 충돌하기도 했다. 파업 일주일이 다되가도록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12년째 택배기사로 일한 이형식(45) 택배연대노조 대구중지회장은 "새벽부터 자정까지 이어지는 배달. 물품 1건당 받는 임금은 700원. 장시간 저임금, 열악한 노동환경을 견디며 일해 온 택배기사들에게 CJ대한통운은 더 이상 교섭을 회피치 말고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이날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또 "우리는 더 이상 개인사업자(특수고용노동자)가 아닌 CJ대한통운 노동자라고 정부가 인정했다"면서 "더 많이, 더 빨리하는 새 죽음의 택배가 이어지고 있다. 즉각 해결에 나서라"고 했다.
반면 CJ대한통운 한 관계자는 "노조 설립에 대한 행정소송 중이라서 자세히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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