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새 교수회 의장 이승렬 교수 "총장 선출제도 바꾸겠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8.11.2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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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학내 '박근혜 하야 시국선언' 이끈 이승렬(60) 영문학과 교수 신임 의장 당선
"MB 이후 10년간 비민주적인 재단 임명제...직선제 포함해 민주적인 방식 논의할 것"


영남대학교 새 교수회 의장에 이승렬(60) 영문학과 교수가 당선됐다.

이 교수는 지난 2016년 11월 8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영남대 교수들의 '박근혜 대통령 하야 시국선언'을 주도했던 인물로, 앞서 23년 동안 영남대에 재직하면서 학교법인 <영남학원>의 '재단 정상화'를 비롯해 영남대 안에서 발생한 여러 이슈에 대해 비교적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온 학자다.

그의 당선으로 재단이 임명하던 기존의 총장 선출제도가 다른 형태로 바뀔지 주목된다.

이승렬 영남대 신임 교수회 의장 / 사진 제공.이승렬
이승렬 영남대 신임 교수회 의장 / 사진 제공.이승렬
26일 영남대 교수회는 23기 교수회 의장에 이승렬 교수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 선거에는 이승렬 교수와 이용호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출마했으며 투표는 22~23일 이틀간 진행됐다.

그 결과 50.54%의 득표율(325표)을 기록한 이승렬 교수가 49.46%(318표)를 얻은 이용호 교수를 누르고 23기 교수회 의장에 당선됐다. 유권자 707명 가운데 643명(투표율 90.95%)이 참가했다.

이승렬 영남대 신임 교수회 의장의 임기는 오는 2019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2년 동안이다.

이 교수는 1980년대 영남대 이사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2년 전 국정농단 사태 당시 학내 하야 시국선언을 이끈 인물이다. 당시 선언에는 정규·비정규직 교수 170명이 이름을 올렸다. 또 그는 같은 해 문과대교수회 의장으로서 영남대 재정적자 사태에 대해 불투명한 대학 운영 규탄에 적극 나섰다.

앞으로 이 교수는 교수회 의장 신분으로 영남대의 새로운 총장 선출제도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영남대는 198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총장직선제를 도입한 후 23년간 시행하다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재단 임명제로 총장 선출제도를 바꿨다. 총장후보추전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면 재단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줄곧 "박근혜 재단", "친박 이사회"라는 의혹이 제기돼 총장 선출에 대한 교수회 차원의 반론이 있어왔다. 실제로 최근 교수회 투표에서는 과반 이상이 총장직선제에 찬성했다.

(가장 오른쪽)영남대 교수들 '박근혜 하야 시국선언' 당시 이 교수(2016.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가장 오른쪽)영남대 교수들 '박근혜 하야 시국선언' 당시 이 교수(2016.1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승렬 영남대 신임 교수회 의장 당선자는 26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재단이 총장을 임명하는 제도는 비민주적 방식으로 총장이 대학 대표성을 가지지 못한다"며 "민주성이 결여된 총장 선출제도를 바꾸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직선제를 포함해 가장 민주적인 방식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 교수는 1958년생으로 경희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록(SUNY, Stony Brook)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영남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인문과학연구소 소장, 문과대교수회 의장을 맡기도 했다. 이 밖에 <녹색평론> 편집자문위원으로 10년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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