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늦어도 괜찮아요"...시민들의 이어진 택배기사 '파업 지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8.11.2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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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 8일째 / 문자·카톡·기프티콘에 청와대 국민청원, 현관 스티커로 응원
"우리 기사님 파이팅", "항상 고마웠어요", "불편 감수할게요"...대다수 시민 택배 파업에 '공감'


"늘 택배기사님들 뵐 때마다 마음으로 존경했어요" / "누군가의 아빠, 남편이라 생각하고 응원해요"
"일주일째 기다리고 있지만 응원합니다" / "저도 근로자기에 동감해요. 이 문자가 작은 힘이되길"
"택배기사님 우리집은 당신의 권리를 응원합니다" / "음료수라도 드시고 힘내세요. 기사님 파이팅"


8일째 무기한 총파업 중인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에게 시민들의 응원 문자가 쏟아지고 있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남편, 아빠, 친구, 연인일 수도 있다는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그 동안 생활 속에서 늦은 시간까지 직접 물건을 주고 받은 기사들에 대한 연대의식까지 응원 문자에서 읽혔다. 한때 택배기사였었다는 시민, 대기업 횡포를 겪어봤다는 가장,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참겠다는 맘카페 회원까지. 파업 중이라 배송이 어렵다는 택배기사들 문자에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답장을 보냈다. 

파업 중인 CJ대한통운 대구지역 택배기사들에게 시민들이 보낸 지지 문자 / 사진.택배노조
파업 중인 CJ대한통운 대구지역 택배기사들에게 시민들이 보낸 지지 문자 / 사진.택배노조
대구 북구에 사는 백소현씨 집 문앞에 붙은 택배기사 파업 지지 스티커 / 사진.백소현씨
대구 북구에 사는 백소현씨 집 문앞에 붙은 택배기사 파업 지지 스티커 / 사진.백소현씨

본인이 주문한 상품을 조금 늦게 받아도 괜찮다, 불편을 감수하겠다, 우리 기사님 파이팅이라는 지지 문자에서부터 카카오톡 응원 메시지, 커피·음료 등 각종 기프티콘(선물)으로 지지의 마음을 전했다. CJ대한통운을 규탄하는 택배 기사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의서명을 했다는 이들도 많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페 등 각종 SNS(Social Network.사회연결망)에도 택배 파업 지지가 잇따랐다. 대구지역 한 주택 현관문에는 "택배기사님을 응원합니다"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어 눈길을 끌었다.

28일 <평화뉴스>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에 확인한 결과, 파업에 들어간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택배기사들이 시민들에게 받은 응원의 메시지는 수 십여건, SNS까지 더하면 수 백여건이다. 파업으로 자신이 담당한 지역 배송을 할 수 없게 된 정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도착한 메시지들이다. 물류 배송은 잠시 멈췄지만 택배기사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공감한 이들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파업 중인 지역은 대구경북을 비롯해 서울, 경기, 강원, 광주 등이다.

CJ대한통운 건물 앞에서 촛불집회 중인 파업 택배기사들 / 사진.택배노조
CJ대한통운 건물 앞에서 촛불집회 중인 파업 택배기사들 / 사진.택배노조

파업 중인 대구의 한 택배기사는 "생각치 못한 문자를 받아 고맙고 힘이나고 눈물이 난다"고 했고, 또 다른 한 택배기사는 "세 아이의 아버지,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는 게 녹록지 않지만 응원해주는 시민이 있어 견딜만하다"고 했다. 이형식 택배연대노조 대구중지회장은 "먼저 시민들 지지에 감사드리며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청 CJ대한통운이 빨리 협상 테이블에 나와 대화에 임하길 바란다"며 "정상화의 빠른 길은 정부가 인정한 노동조합 권리를 원청이 인정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CJ대한통운 전국 택배기사 1만5천여명 중 대구경북 150여명을 포함해 전국 택배기사 1,200여명은 지난 2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1월 택배노조 설립을 인정했지만 원청인 CJ대한통운이 단체교섭을 거부한데 이어 정부 결정에 불응해 행정소송까지 나선 탓이다. 노조는 거듭 교섭을 요구했으나 원청은 거부했고, 이 과정에서 최근 석 달간 CJ대한통운 노동자 3명이 일을 하다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해 노조는 노동조합 인정과 노동환경 개선 등을 촉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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