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조작·채용비리' 의혹 영남공고 이사장·교장 검찰에 고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8.11.2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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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정답 적힌 시험지 성적 나이스 등록, 본인이 면접 들어가 아들딸 교사채용" 등 10개 혐의
"특정 교육감 후보 지지 유도에 각종 갑질...비리사학 백화점, 엄정수사" / 학교 측 "오해, 사실무근"


#1.3년 전 대구의 한 사립특성화고 기말고사 특정 과목 시험지에 객관식 문제 정답이 모두 희미하게 표기된 채 시험이 치러졌다. 문제가 있었음이 확인됐지만 학교 측은 재시험을 진행하지 않았다. 시험출제 오류를 확인하고도 학생들의 시험 성적을 NEIS(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그대로 등록했다.

#2.이 학교에서 일어난 이상한 일은 또 있다. 아빠가 이사장으로 있는 이 학교에 2011년 아들이 교사로 채용됐다. 임용시험 출제위원은 아빠가 뽑았고 면접에도 아빠가 들어갔다. 임용시험 문제가 담긴 USB(유에스비.이동저장장치) 역시 아빠가 보관했다. 같은 경로로 교장 딸도 2년 전 교사에 채용됐다.

'성적조작'에 '채용비리' 의혹으로 영남공업고등학교 재단 이사장과 교장이 검찰에 고발됐다.

대구 사립 특성화고등학교 '영남공업고등학교' / 사진.영남공고 홈페이지
대구 사립 특성화고등학교 '영남공업고등학교' / 사진.영남공고 홈페이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우리복지시민연합·전교조대구지부 등 30개 단체·정당이 참여하는 '영남공고정상화를 위한 대구시민단체 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백현국·손호만·이길우·남은주·강헤숙)'는 학교법인 영남공업교육학원 이사장 허모(66)씨와 영남공고 교장 이모(61)씨를 29일 대구지검에 고발했다.

혐의는 ▲성적조작 ▲채용비리 ▲급식비 부당회계처리(2007~2009년 저녁급식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급식비를 걷어 매점에서 배식, 학교회계 미처리 후 한 학부형 통장에 입금) ▲교사 권리행사 침해(결혼 앞둔 교사들 퇴사강요·출산휴가 불허) ▲강제근로(방가후수업 교사들 수당 미지급) ▲교육청 예산 개인용도로 사용(기자재비 3,300만원을 받아 이사장 본인의 취미생활에 사용)이 대표적이다.

또 ▲학생 학습권 침해(이사장이 체육관 헬스기구 사용하는 날에는 체육수업 못하도록 지시) ▲올해 6.13 지방선거 당시 대구교육감 후보 A씨를 교사들을 모아놓은 자리에 불러 명함을 돌리게 하고 박수를 치게 해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국가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학생들에게 의무 없는 행위 강요(가방에 단 세월호 참사 추모 리본 강제 수거 지시) 등 모두 10가지 혐의가 고발장에 적혔다.

영남공고 비리 고발 기자회견(2018.11.29.대구지검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남공고 비리 고발 기자회견(2018.11.29.대구지검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책위 이날 대구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공고에 대한 각종 의혹을 대구교육청은 알고 있음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해 비리의 몸통을 눈감아주고 있다"며 "때문에 시민사회가 나서 고발하게 됐다. 검찰은 비리사학 백화점, 비리의 온상 영남공고를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를 엄벌하라"고 촉구했다.

영남공고 전직 교사 강태운 전교조대구지부 대외협력팀장은 "영남공고의 다양하고 광범위한 비리와 갑질은 10여년 전부터 알려졌지만 교육청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서 "교육청이 방관하는 사이 교사들과 학생들, 학부모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비리백화점 사학을 이대로 둬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남공고 한 관계자는 "이사장님의 현재 입장은 일단 수사를 지켜보고 이후에 공식적인 반론이나 해명을 한다는 방침"이라며 "시민단체가 주장한 의혹이 다 옳은 건 아니다. 일부 오해나 사실무근인 것도 있다. 수사를 지켜보고 나중에 입장을 정리해서 내겠다"고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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