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될뻔한 대구지역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첫 지원조례가 대구시의회에서 재논의된다. 하지만 위안부 관련 동상·조형물을 지자체가 설치·지원·관리하는 조항은 삭제키로 해 뒷말이 나온다.
29일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위원장 이영애)에 확인한 결과 문복위는 오는 12월 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을 다시 상임위 논의 테이블에 올려 재심의한다.
수정안에서 삭제된 내용은 2개 조항이다. 제7조(기념사업) 1항의 2호(피해자에 관한 조형물·동상 등 기념물 설치·지원 및 관리사업)와 제7조 2항(시장은 개인·법인 또는 단체가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예산의 범위에서 사업경비의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조형물을 만들거나 해당 사업을 대구시가 금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이 밖에 대구시의 피해자 생활보조비·위문금 지원, 생활실태조사 등의 조항은 원안 그대로 유지된다.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대표 안이정선)'의 송현주 사무처장은 "피해 생존자 할머니들에게 돈은 줘도 기념사업은 안된다는 것"이라며 "평화, 여성, 인권 가치를 위한 기념사업을 하자는 조례인데 해당 조항만 쏙빼고 수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비교육적이고 반역사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의 이인순 관장도 "대구시가 역사적 교훈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선 기념사업 조항을 삭제해선 안된다"며 "수정안은 반쪽짜리다. 원안대로 조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복위 소속 한 시의원은 "일단 첫 조례를 만드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수정안을 심사키로 결정한 것"이라며 "부족해도 먼저 조례를 제정하고 추후 수정해 나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조례가 내달 14일 시의회 본회를 통과하면 대구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위안부 피해 생존자 3명이 내년부터 지원을 받게 된다. 현재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전체 위안부 피해자는 240명이고 이중 생존자는 27명이다. 대구 생존자는 이용수(90) 할머니를 비롯해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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