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사업철회"
3일 대구시 중구 동인동 동인시영아파트 외벽에 붉은 라커로 쓰여진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일부 주민들은 놀란 얼굴로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아 현수막이 걸린 배경을 물었다. 알고보니 영화 <비스트>의 촬영장소로 동인아파트가 섭외되면서 영화 소품 중 하나로 현수막이 아파트에 걸렸다.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50년 동인아파트가 실재 재건축을 앞두고 마지막 모습이 스크린에 영원히 남는다. 내년 말 재건축 공사와 함께 이주·철거를 앞두고 영화 촬영지로 섭외돼 옛모습을 기록하게 됐다.
동인아파트 관리사무실은 3일 공고문을 통해 "아파트 정비사업 계획에 의해 이주·철거를 앞두고 동인아파트 옛모습이 사라질 아쉬움을 채워줄 영구 기록영화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동대표 회의 결과 영화 일부 촬영 세트 섭외를 허가했음을 알리니 주민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동인아파트 촬영은 오는 5~13일까지 예정돼 있으며 지역 극단의 일부 배우들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인아파트는 1969년 지어진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13평짜리 5개동에 190여가구가 살고 있다. 한때 3백세대가 넘었지만 재건축 확정 후 이주민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앞서 동인아파트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 주택정비사업에 선정됐다. 지난해 조합(대구 동인시영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가 떨어졌고 같은 해 12월 LH와 조합은 사업 공동시행 정비사업 약정을 맺었다. 이주·철거는 내년 연말 본격화 될 전망이다. 하지만 재건축 확정 후 아파트 시세가 1억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싼 값에 아파트에 살고 있던 고령자·저소득층 주민들이 갈 곳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굴리고 있다. 전체 가구 40%는 보증금 100만원 월세 5~20만원 세입자고 25%는 기초수급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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