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화두 '미투'가 '페미니즘'으로 번지면서 출판계에도 관련 도서 열풍이 불었다. <82년생 김지영>이 대표적이고 이 밖에도 비슷한 페미니즘 책들이 올 한 해 동안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구지역에서 미투 운동을 이끌어온 대구여성회가 이와 관련해 페미니즘 책 33권을 추천해 발표했다.
18일 대구여성회(상임대표 남은주)는 추천 페미니즘 도서 33권을 공개했다. 이들 단체는 "강남역에서 서지현 검사 미투까지 2018년 한국사회는 누가 뭐래도 젠더이슈로 들끓었다"며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올바른 페미니즘' 논쟁이 벌어져 우리 사회가 페미니즘과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천 책을 보면 해외 고전에서부터 국내 페미니스트 작가들의 신작까지 국가와 시대를 넘나든다. 프랑스 절대왕정기 "여성들에게도 단두대에 오를 권리가 있다"는 말을 남긴 올랭프 드 구주(1748~1793) 이야기를 담은 브누아트 그루의 <올랭프 드 구주가 있었다>를 비롯해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1949년작 <제2의 성>, 젠더 정의 실현을 위한 논의를 펼친 낸시 프레이저의 2013년작 <전진하는 페미니즘>과 주디스 버틀러의 2011년작 <젠더트러블>이 대표적이다.
여성억압 역사를 서술한 거다 러너의 1986년작 <가부장제의 창조>와 중세 자본주의 이행기 마녀사냥과 제국주의 과정에서 여성억압 역사를 쓴 실비아 페데리치의 2004년작 <캘리번과 마녀>, 미국 과학계의 여성 과학자 지우기를 고발한 에런라이크의 2004년작 <200년 동안의 거짓말>도 읽어볼만하다.
페미니즘 입문서로 유명한 <빨래하는 페미니즘과>과 국내 페미니스트들의 필독서인 <페미니즘의 도전>도 빠질 수 없다. 미투 운동 이후 반동의 현상을 설명하는 <백래시>와 정희진 등 국내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의 한국 페미니즘 분석을 확인할 수 있는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와 권김현영 등의 작가들이 쓴 2017년작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도 33권 추천 도서 목록에 포함됐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는 "올 한해 페미니즘 책이 쏟아져 어떤 책을 시민들이 읽으면 좋을까 고민하다 전문가들과 독자들 추천을 받아 최종 33권을 선정했다"며 "이론도서부터 페미니즘 문턱을 낮추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도서들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투에 아파하고 성평등한 세상에 동의하는 당신에게 이 책들을 추천한다"면서 "함께 공부해도 좋고 추천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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