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강사 대량해고 사태와 관련해 강사들이 천막농성을 벌이며 거세게 반발하자 영남대학교 총장이 재검토를 지시했다. 대구대학교는 2차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점을 못찾아 다음 주 재논의에 들어간다.
7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영남대분회(분회장 김용섭)에 따르면, 서길수 영남대 총장은 논란이 일고 있는 비정규직 시간강사들에 대한 대량해고와 관련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노사가 임금단체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대학 본부 측 관계자가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문제가 된 강사 계약해지와 강좌축소를 재검토하고 대안을 찾는다는 취지다. 양측은 이번 주에 또 만나 방안을 조율한다.
반면 대구대(총장 김상호)는 7일 2차 조정회의에서도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강사 노조는 "해고 철회"를, 대학 본부는 "일부 양보"를 주장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때문에 양측은 다음 주 초 다시 만나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영남대 강사 노조는 경산시 본관 앞에서 "해고 철회" 촉구 천막농성을 계속 이어간다. 쟁의권을 얻은 대구대 강사 노조는 대학과의 최종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파업까지 검토 중이다.
비정규직 대학 시간강사들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강사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오는 8월 시행을 앞두자, 전국의 대학들이 오히려 강사들을 무더기로 자르는 사태가 최근 발생했다. 전국 대학 중 가장 처음 파업에 들어간 부산대학교는 대학 측과 강사노조가 해고 철회를 지난 3일 합의했지만, 영남대와 대구대는 계약해지·강좌축소 등을 강행해 강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영남대 교양교육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말 '2019학년도 1학기 강의배정'과 관련해 "강사법 시행에 따라 강사 1인당 6학점을 일률 배정했고 다수 강사가 강의 배정에서 배제됐다"는 문자를 강사들에게 보냈다. 당초 2·3·6학점으로 강의를 쪼개 분담하며 최대한 많은 고용을 보장한 것과 달리, 6학점으로 묶어 고용 수를 줄이는 셈이다. 영남대 강사노조 조합원 272명 중 72명이 강의에서 배제돼 사실상 해고됐다. 전체 600여명 중 2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대구대도 비슷한 시기 노조와 면담에서 강사 수업 비중을 20%→8%로 줄이는 계획을 통보했다. 전체 400여명 중 240여명에 이른다.
한편 영남대 강사 노조는 지난 1일부터 대학 본관 앞에서 농성 중이다. 대구대 강사 노조는 지난 2일 조합원 195명(투표 132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88%(112명)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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