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민들, 108배·농성 "전원 사퇴" 분노에도 버티는 의원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9.01.1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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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행진 후 대국민 사과하며 108배, 농민회 사흘째 의장실서 농성 "9명 전원 사퇴 후 새로 뽑아야"
군의회 "전원 사퇴 사실상 어렵다, 자구안 마련"...'가이드 폭행' 박종철 의원, 경찰 출석 "물의 죄송"


경북 예천군민들이 북미 외유성 해외연수에 가이드 폭행과 여성 접대부를 요구하는 등의 추태를 부린 예천군의회를 대신해 11일 예천군의회 청사 앞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며 무릎을 꿇고 108배를 했다.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추진위원회(위원장 전병용)'는 11일 예천시장에서 집회 후 예천군의회까지 3km 행진 했다.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열린 군민들의 대규모 집회다. 이들은 "의회가 스스로 해결하기 기다렸지만 조치가 없어 더 지켜볼 수 없다"며 "9명 전원 사퇴할 때까지 집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천군의회 추태에 대해 대신 대국민 사과를 하는 군민들(2019.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예천군의회 추태에 대해 대신 대국민 사과를 하는 군민들(2019.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원 사퇴" 촉구 집회 후 예천군 도심을 행진하는 군민들(2019.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원 사퇴" 촉구 집회 후 예천군 도심을 행진하는 군민들(2019.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행진 후 추진위는 의회 청사에 대국민 사과문을 내걸고 108배를 이어갔다. 사과문에는 "철면피 의원들을 배출한 군민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드린다"며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하며 어느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의원들을 보며 너무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전병용 위원장은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제적 망신을 시켜 죄송하다"면서 "군의원들 결정을 기다리며 용서를 구하는 108배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요구를 하며 예천군농민회(회장 최한열)도 지난 9일부터 사흘째 군의회 의장실에서 점거농성 중이다. 농민회는 전원 사퇴하지 않을 경우 집회를 비롯해 주민소환절차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안선민 여성위원장은 지난 9일 군의회 앞에서 전원 사퇴 촉구 1인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경북도당 영주문경예천 지역위원회도 오는 12일 오후 2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처럼 사고 친 예천군의회 전원을 물갈이해야 한다는 게 군민들 민심이다. 하지만 11일 군의회 내부에 확인해 본 결과, 거센 사퇴 압박에도 현재로선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분노한 민심에도 일단은 버틴다는 모양새다. 대신 의회는 자구안을 마련해 곧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북미 해외연수 기간 도중 음주 상태에서 가이드를 폭행하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바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박종철 예천군의원이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2019.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북미 해외연수 기간 도중 음주 상태에서 가이드를 폭행하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바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박종철 예천군의원이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2019.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 예천군의원은 "입이 두 개라도 할 말 없다. 죄송하다"면서도 "군민들이 납득할만할 해결책을 찾고 있다. 그때까지 기다려달라. 다 물러나는 것은 사실상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때문에 모두 의원직에서 물러나라는 군민들과 버티겠다는 군의회 간의 갈등은 당분간 예천지역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또 가이드를 폭행한 사실이 알려진 뒤 바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박종철 예천군의원은 11일 처음 예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며 사퇴와 관련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한편, 자유한국당 경북도당(위원장 장석춘)과 한국당 영주문경예천지역위원회(위원장 최교일)는 사태 관련 최초 보두 이후 9일만에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11일 내놨다. 예천군의회 9명 전원 중 7명이 자유한국당 소속이고 나머지 2명은 무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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