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박정희 비판' 이유로 설립자 후손 최염 선생 강연 불허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9.05.0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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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 8일 최 선생 초청 '임정 100주년' 특강...대학, '불가' 통보 "평소 박정희 비판·대학 역사 부정"


영남대학교 전신 대구대 설립자 최준 선생 손자 최염 선생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남대학교 전신 대구대 설립자 최준 선생 손자 최염 선생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남대가 교수회에 보낸 최염 선생 강연 불허 공문 / 사진 제공.영남대 교수회
영남대가 교수회에 보낸 최염 선생 강연 불허 공문 / 사진 제공.영남대 교수회

영남대학교가 '박정희 전 대통령 비판'을 이유로 설립자 후손 최염(86) 선생 강연을 불허해 논란이다.

영남대는 지난 7일 '교수회 주최 초청 강연 불가 통보'라는 제목의 서길수 총장 명의의 공문을 교수회에 보냈다. 대학은 공문에서 "최염씨 강연에 대해 학교로서 그 분의 최근 언행에 비춰 보아 대학 명예를 해칠 우려가 있다"며 "취지에도 불구하고 강연은 불가하니 적절한 조치를 해달라"고 통보했다.

대학 한 관계자는 8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그 분(최염 선생)은 평소 영남대 설립에 기여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편향적으로 비판하고 대학 역사 자체를 부정했다"며 "그 분이 수 년간 말한 사례를 모아 보면 법적으로 종료된 문제도 끌고와 일방적으로 주장해 강연이 부적절하다고 결정났다"고 밝혔다.

당초 영남대 교수회(의장 이승렬)는 8일 오후 3시 영남대 문과대학(인문관) 101호에서 '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특별 강연'을 열기로 했다. 특강 연사는 영남대 전신인 구(舊)대구대학 설립자 최준 선생의 손자인 최염(경주최씨중앙종친회 명예회장.전 영남대학교 재경동창 회장) 선생이 서기로 했다. 최 선생은 이날 '독립운동, 백산무역, 그리고 민립대학'을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학 본부는 강연 일주일 전부터 교수회에 강연을 열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회가 강연장 사용을 위해 본부에 이를 알리자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그럼에도 교수회가 입장을 굽히지 않자 지난 7일에는 서 총장이 이승렬(61.영문학과) 교수회 의장을 직접 만나 자진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수회와 인문대 학장 등은 강연장 대여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강연을 열겠다고 서 총장에게 알렸다. 그러자 대학은 공문을 통해 최종 강연장 사용 불허를 결정했다.

대학이 최 선생에 대한 강연을 구두와 서면으로도 반려했지만 교수회는 강연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승렬 교수회 의장은 "대학은 최 선생님에 대한 박정희 비판, 영남대 부정, 미래 이익에 대한 손실 등 크게 3가지 이유를 들어 강연을 불허한다고 했지만, 어떤 것도 강연을 열지 않을 정도의 이유는 되지 않는다"면서 "21세기에 이런 이유로 강연을 막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때문에 "만약 강제로 대학이 강연을 못열게 한다면 야외에서라도 강연을 에정대로 열겠다"고 8일 밝혔다.

한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7년 대구대학과 청구대학을 강제 합병해 영남종합대학을 발족시켜 '영남학원' 법인을 만들었다. 1981년에서 2011년까지 정관에는 박정희가 학교의 주인인 '교주'(현재는 설립자로 변경)로 명시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최염 선생은 "영남대는 박정희가 뺏은 장물"이라며 "출연 재산 0원의 박정희 가문은 영남대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는 주장을 지난 수 년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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