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축제서 '미스코리아대회'·TBC 중계...'성 상품화' 논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9.05.1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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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사랑 대축제' 부대행사 미스코리아대회...대구한국일보사 공동주최, 시·경북도 보조금 1억여원
여연 "지자체·언론사 성감수성 제로, 중단" 20일 대구시·TBC 항의 방문 / 시 "관광객 유치 홍보 수단"


2019 '미스코리아 공식 사이트' 캡쳐
2019 '미스코리아 공식 사이트' 캡쳐
'2019 내고장 사랑 대축제 포스터' / 사진.내고장사랑대축제 조직위
'2019 내고장 사랑 대축제 포스터' / 사진.내고장사랑대축제 조직위

대구시와 대구한국일보가 함께 주최한 지역 축제에서 부대행사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진행하고 TBC가 중계하기로 하자 여성단체가 "지자체와 언론사가 성(性) 상품화를 부추긴다"며 반발했다.

'내고장 사랑 대축제 조직위원회'는 오는 24일~26일까지 대구시 동구 율하체육공원에서 '미스 대구·경북과 함께하는 2019 내고장사랑 대축제'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축제 포스터를 보면 주최는 대구한국일보와 엠플러스한국(대구한국일보 월간지), 후원은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라고 기재돼 있다. 대구시 문건에는 대구시와 대구한국일보 공동 주최로 나와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에 확인한 결과, 해당 축제는 지역 우수 중소기업 상품과 농·특산물을 홍보를 목적으로 한다. 부스 60개와 먹거리 트럭 100개를 설치해 현장에서 직거래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최근 몇 년간 대구시와 대구한국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올해는 대구시(5,000만원)와 경상북도(7,000만원)가 축제에 보조금 1억여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축제 기간 중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부대행사로 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축제 첫 날인 24일 저녁 '미스코리아 대구경북과 함께하는 불금파티'를 열고 ▲2일차인 25일 저녁에는 '미스코리아 대구 선발대회'를 진행한다. 미스코리아 대구 선발대회는 지상파 민영방송사인 TBC가 중계한다.  

내용이 알려지자 여성단체는 반발했다. 최근 지자체들이 성 상품화 비판을 받고 미인대회를 취소하는 추세고, 지상파 방송국 3사(KBS·MBC·SBS)도 시대 변화와 함께 미스코리아대회 중계 30년만인 2000년대 초반 TV 중계를 중지했는데 대구시와 TBC가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구MBC는 지난 해 미스코리아대회를 중계하려다가 여성단체 반발로 철회했다. 대구 중구청도 최근 동성로축제 개막 행사로 주부 모델 대회인 '미즈메이퀸 선발대회'를 열려다가 여성단체의 반발로 취소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 강혜숙·금박은주)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성 상품화 축제를 조장하는 대구시·TBC를 규탄한다"며 "보조금 지원 중단과 중계 철회"를 촉구했다. 대경여연은 오는 20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일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정길 TBC 사장을 항의 방문한다.

김정순 대구여성의전화 대표는 "미스코리아대회에 대구시가 세금을 지원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대표적인 미인대회를 지자체와 신문사가 축제장으로 불러와 성 상품화를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또 "방송3사가 퇴출한 미스코리아대회를 TBC가 왜 중계하려 하냐"면서 "지자체와 언론사들의 황당한 합작품 축제다. 성(性) 감수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성 감수성 제로"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기업들이 여는 미인대회까지 중단을 강제할 수 없지만 최근 대구 중구청의 미즈메이퀸 선발대회부터 이번 대구시의 미스코리아대회까지 지자체들이 미인대회를 열고 혈세를 들이는 것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경제국 한 관계자는 "축제의 원래 목표는 지역의 상권 활성화"라며 "미스코리아대회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 수단으로서 본 행사가 아닌 부대행사임을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스코리아대회는 한국일보가 주최하는 국내 미인대회로 1957년 시작돼 올해 63년째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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