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트는 일본 제품을 팔지 않는다. japanese products no selling·buying(일제 안팔고 안산다)"
9일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수성구청역 근처 '에브리데이 마트'에 붙은 현수막이다. 매대에는 일본 담배, 주류, 음료 등이 빠졌다. 사장 이승후(53)씨는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맞서 일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사장은 "소상공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며 "지금 봐서는 하루 이틀 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베신조 OUT. 2019년 7월 6일부로 일본정부의 경제보복에 맞서 일본주류판매를 전면 중지합니다"
수성구 황금2동 '금강회초밥'에도 비슷한 현수막이 걸렸다. 사장 조인호(47)씨는 "아베가 명분 없는 경제 보복조치를 하는 걸 보고 국민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일본주류 판매를 중단했다"며 "과거 식민 지배도 반성하지 않으면서 적반하장격으로 벌이는 보복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계속 가만히 있으면 일본은 언제까지 우리를 만만하게 보지 않겠냐"면서 "식당 손님들도 현수막을 보고 '엄지척'한다. 얼마 손해를 본다해도 일본이 보복을 멈출 때까지 불매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지역 마트와 식당에서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아베신조 정부가 지난 4일부터 한국산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를 하자 국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판결 보복조치로 보고 지역 마트와 식당가에서도 전국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마트협회 대구경북지회(지회장 신수정)에 9일 확인한 결과, 협회 회원사로 있는 대구지역 마트 50여곳과 경북지역 150여곳이 일제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서만 200여개 마트가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한국마트협회는 지난 주 회의를 열고 일본 제품 불매를 결정했다. 현재까지 전국 17개 시·도 회원사 1,000여곳이 해당 마트 매대에서 일본 전제품을 퇴출시켰다.
신수정(61) 한국마트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은 "상대적으로 대국인 일본이 정치적 이유로 보복을 하고 있음에도 대기업이 액션을 취하지 않으니 바닥 민심이라도 보여주자는 차원에서 불매를 결정했다"며 "한일 정부가 합의해서 경제보복 문제가 풀리면 모를까 현재로선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선우 대구경북진연대 집행위원장은 "과거사 반성 없이 보복으로 일관하는 아베는 역사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보복을 풀고 배상 판결을 이행해 식민 지배 과거를 사죄하라"고 했다. 박대희 깨어있는대구시민 회원은 "한국인이면 아베에 분노해야하는데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아베와 한 배를 탄 것처럼 행동한다"며 "매국노 행위를 멈추고 일본 보복에 공분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황순규 민중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보복은 국내에선 참의원 선거, 밖으론 북미대화 등 국제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는 불순한 의도"라며 "정부는 일본이 과거사 사죄, 배상을 충실히 하도록 단호한 외교전을 하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