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내주러 가자"...대구 갈비탕집도 '결식아동 밥 무료' 착한 동맹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9.08.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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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파스타집→전국 30여곳 자영업자 '선한영향력' 모임, 대구 북구 '우미관' 김정국 대표도 동참
꿈나무·컬러풀드림 카드 안 받고 공짜 식사 "따뜻한 밥 한끼 주고 싶었다"...시민들 "혼내주러 가자"


대구 북구 노원동 갈비탕집 '우미관'에 세워진 결식아동 무료 입간판(2019.8.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북구 노원동 갈비탕집 '우미관'에 세워진 결식아동 무료 입간판(2019.8.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정국 대표가 아이들에게 당부하는 5가지 내용(2019.8.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정국 대표가 아이들에게 당부하는 5가지 내용(2019.8.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역에도 혼내주러(?) 가야할 식당이 생겼다.

13일 대구시 북구 원대로 117-1(노원동 1가) 갈비탕집 '우미관' 입구에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 컬러풀 드림 카드 그냥 안받을랍니다", "밥 한번 편하게 먹자"는 내용의 입간판이 세워졌다.

결식 우려 아동들에게 지급되는 급식 카드 '꿈나무 카드'와 '컬러풀 드림 카드(대구지역 카드)'를 받지 않고 아이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정부나 지자체와 카드 가맹점을 맺지 않았지만 사장님이 자발적으로 밥을 준다는 것이다. 결식아동 카드의 경우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액수가 적어서 자장면 한 그릇도 사먹기 힘들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때문에 주로 편의점에서 한 끼를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영업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우미관 대표 김정국(42)씨는 경북 포항 출신으로 대구에 자리를 잡고 갈비탕집을 차렸다. 그는 지난 6월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있는 파스타집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34)가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아이들을 돕고 싶어서 이 같은 입간판을 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입간판에는 "얘들아 삼촌, 이모가 밥 한끼 차려준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와서 밥 먹자"는 글귀가 적혔다. 준수 사항도 있다. "1.쭈뼛쭈뼛 눈치 보면 혼난다, 2.뭐든 먹고 싶은 거 얘기해줘, 3.밤 9시에는 마감 준비하니까 그 전에 와, 4.먹고 나갈 때 카드 보여주고 미소 한 번 보여줬으면 좋겠다, 5.매일 와도 괜찮아. 부담 갖지 말고 자주 보자" 모두 아이들에게 당부하는 내용이다. 눈치 보지 말고 언제든 와서 밥을 먹고 가라는 내용이다. 이어 "당당하게 웃고 즐기면 그게 행복인 거야. 현재의 너도 미래의 너도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항상 응원해"라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도 담겼다.

김씨는 "큰 뜻은 없다. 그냥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주고 싶었다"며 "유명해지거나 얼굴이 알려지고 싶지는 앞다"고 말했다. 다만 "입간판을 세우고 몇 명의 아이들이 두 달간 식당을 다녀갔다"면서 "더 많이 알려져서 더 많은 아이들이 밥을 먹고 갔으면 좋겠다. 더 이상 바라는 건 없다"고 덧붙였다.

결식아동들에게 밥을 나눔하는 이 같은 물결은 확대되고 있다. 마포 파스타집 이후 시민들이 "매출로 혼내주자"며 응원을 보내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선한 영향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파스타집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 주목을 받았다. 오 대표 뜻에 동의하는 착한 동맹은 '선한 영향력'이라는 모임으로 귀결됐다. 현재 대구 우미관을 비롯해 전국 30여곳의 자영업자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날 대구지역의 한 대형 SNS(소셜네트워크) 사이트에 우미관의 이 같은 선행이 알려지면서 우미관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수 백여개 달렸다. 한 시민은 "대구시민 여러분, 대구에도 혼내주러 가야할 식당이 생겼습니다"며 "아이들에게 공짜로 밥을 주다니 우리 매출로 혼내주러 갑시다"는 답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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