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명의 이상한 냄새를 맡고 구역질을 하며 학생 7명이 오전에 쓰러진 뒤 같은 증세를 호소하는 학생 숫자가 오후에는 30여명에서 삽시간에 50여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하루 동안 모두 74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지금까지 다행히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학생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관계기관 합동 조사에서도 냄새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2일 대구북부소방서, 대구북부경찰서, 한국가스안전공사,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북구 침산동 경상여고에서 이날 오전 10시 49분쯤 "교장 취임식 중 강당에서 가스 같은 냄새를 흡입한 학생 7명이 구토와 어지럼증을 겪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어 같은 증세를 보이는 학생 10명이 오후 12시에 추가로 신고돼 병원에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상황을 지켜보며 현장 점검을 했다. 최종적으로 학생 72명, 교사 2명 등 74명이 같은 증세를 보여 인근 12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학교는 오후 3시쯤 전교생 700여명을 귀가 조치했다. 관계기관은 합동조사에 들어갔지만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예전에도 '불쾌한 냄새를 맡았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그때도 어떤 곳에서 냄새가 나는지 특정하지 못했다"며 "이번 건도 어디에서 냄새가 나는지 아직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근 공장에서 냄새가 나는 것인지, 다른 외부 요인인지, 내부 요인인지 알 수 없다"면서 "현재로선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자세한 사건 경위를 계속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북부경찰서 한 관계자도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주변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매캐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는 진술을 했다"며 "진술을 토대로 어디서 가스가 유출됐는지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상여고는 관계기관의 조사를 지켜보기로 했다. 3일에는 학생들을 정상 등교시킨다는 방침이다. 학교 한 관계자는 "현재 학교에서는 문제가 되는 직접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기관들이 공조를 해서 각별히 노력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상여고 인근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2년 전인 지난 2017년에도 비슷한 가스 악취 등의 민원이 발생해 북구청 등 관계기관이 조사를 펼쳤지만 냄새의 원인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민 오모(50.남성)씨는 "가끔 불쾌한 냄새를 맡을 때가 있었다"며 "이유를 모르니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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