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련소가 낙동강을 떠나는 그날까지"...경북 봉화에서 첫 대규모 집회

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 입력 2019.10.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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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영남권 주민·환경단체 300여명 참가
"영남권 1,300만의 식수원, 낙동강 오염 주범 영풍석포제련소 폐쇄해야"

"영풍석포제련소 폐쇄" 집회(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내성천 메인무대)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영풍석포제련소 폐쇄" 집회(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내성천 메인무대)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영풍석포제련소 폐쇄" 집회(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내성천 메인무대)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영풍석포제련소 폐쇄" 집회(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내성천 메인무대) / 사진. 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경북 봉화군과 영남권 주민 300여명이 봉화에서 첫 집회를 열고 "영풍석포제련소 폐쇄"를 주장했다. 그동안 봉화와 대구를 비롯한 곳곳에서 기자회견과 1인 시위는 있었지만, 영풍제련소가 있는 봉화에서 이 같은 집회가 열린 것은 지난 1970년 영풍제련소가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영풍제련소봉화군대책위원회'(위원장 이상식),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상임공동대표 이상식 김수동), '봉화군농민회'(회장 이병현)는 2일 오후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신시장 인근 내성천 메인무대에서 "영풍제련소 가고 청정봉화 오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봉화군 주민과 농민, 대구·부산·안동 등 영남권 주민과 환경단체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청정 봉화와 낙동강을 살리는 영풍폐쇄 선언문>을 통해 "봉화는 골짜기마다 맑은 물이 흐르는 보금자리이고, 525km에 이르는 낙동강은 1,300만 영남권 주민의 생명수이자 매일 마시는 식수원"이라며 "이런 봉화와 낙동강이 영풍제련소라는 반환경기업의 돈벌이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특히 "영풍제련소의 환경오염실태는 최근 5년간 50건의 환경법 위반과 공장내부 무허가 지하수 관정개발 이용, 공업용수 1급 발암물질 카드뮴 허용치 최대 3만7천배 검출을 비롯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영풍제련소는 물환경보전법 등 환경 관련 법률을 위반해 각각 20일, 120일의 조업정지 처분을 받고도 주민간의 갈등을 부추겨 진실을 덮기에만 급급해하고 뻔뻔하게 행정소송으로 맞서고 있다"며 "낙동강 환경범죄기업 영풍제련소를 폐쇄"를 주장했다. 또 관계 당국에 대해서도 "영풍제련소에 대한 책임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한편, "영풍제련소가 낙동강을 떠나는 그날까지 쉼없이 울려 퍼지도록 하자"고 영남권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신기선 공동대책위 위원장(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내성천 메인무대)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신기선 공동대책위 위원장(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내성천 메인무대)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이상식(62) 봉화군대책위 위원장은 "지난 1970년 영풍제련소가 봉화 땅에 둥지를 틀고부터 영남인들의 식수원인 낙동강이 죽음의 강이 돼버렸다"며 "영풍제련소 문제는 봉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남권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신기선(65) 공동대책위 위원장도 "영남권의 주민들이 이렇게 모인 것이 의미가 크다"며 "영풍제련소는 봉화의 주력산업이기 때문에 봉화 사람들만 움직여서는 폐쇄시키기 힘들다. 영풍제련소가 폐쇄될 때까지 관심을 가지고 힘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공동대책위원회 법률대응단 소속 대구민변 백수범 변호사(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내성천 메인무대)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공동대책위원회 법률대응단 소속 대구민변 백수범 변호사(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내성천 메인무대)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공대위 법률대응단 소속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 백수범(42) 변호사는 "영풍제련소는 지난해 2월,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물환경보전법 위반사항이 적발됐고, 내년 4월 4일까지 한 번 더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 영풍제련소를 폐쇄시킬 수 있다"며 "영풍제련소가 3차 위반을 저지르는지 시민들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온 장모(57.달서구)씨는 "결국 낙동강에서 흐르는 물은 내가 마실 물이고 우리 가족이 마실 물"이라며 "식수원 최상류에 제련소가 있어 걱정되기 때문에 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송모(70.화명동)씨는 "동네에 낙동강이 흐르는데 7~8년 전부터 조개는 사라지고 페인트를 부은 것처럼 짙은 녹조가 끼기 시작했다"며 "걱정돼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집회에 이어 시민 300여명은 태풍 미탁 영향으로 비바람이 부는 가운데에도 내성천과 신시장을 지나 봉화군청까지 1km가량 거리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들은 "물 오염, 땅 오염, 대기 오염 도저히 못 살겠다. 영풍제련소 폐쇄하라"고 주장했고, '영풍빼야 청정봉화'라고 쓴 현수막 뒤로 농부를 의미하는 허수아비, 낙동강에 사는 물고기 조형물, 피켓을 든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영풍제련소 폐쇄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봉화대교)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영풍제련소 폐쇄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봉화대교)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거리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봉화군청 앞에서 "제련소 폐쇄"를 외치고 있다(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봉화군청 모임광장)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거리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봉화군청 앞에서 "제련소 폐쇄"를 외치고 있다(2019.10.2.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리 봉화군청 모임광장)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영풍제련소는 (주)영풍그룹의 아연 제조공장으로, 지난 1970년 낙동강 최상류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들어섰다. 앞서 영풍제련소는 지난 4월 폐수배출시설 부적정 운영 등이 적발돼 120일 조업정지 처분이 예고됐고, 지난해 2월에도 폐수유출로 20일 조업정지를 받아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 청정봉화와 낙동강을 살리는 영풍폐쇄 선언문 >


봉화는 대한민국 오지중의 하나로 춘양목의 솔향기가 은은하게 날리고 골짜기마다 맑은 물이 흐르는 3만 봉화군민의 보금자리입니다. 낙동강은 1,300만 영남권 주민의 생명수이며 총 길이 525km에 이르는 긴 여정을 통해 영남권의 아름다운 산천초목을 살리는 우리 모두의 친구이자 수호신입니다.

그런 봉화와 낙동강이 영풍제련소라는 일개 반환경기업의 돈벌이를 위해 50여년의 긴 시간동안 처절하게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삶의 현장에서 외치는 주민들의 아우성과 각종 조사결과를 통해 드러난 영ㅍㅇ제련소의 환경오염실태와 불법행위는
-환경법위반 50건(2013년 이후, 5년간)
-제3공장 불법건축 이행강제금 부과 후 양성화
-2018년 70여톤의 폐수 무단방류로 조업정지 20일 처분
-그후 1년 6개월동안 행정심판 패소, 행정소송 2심 계류중
-공장내부 52곳 무허가 지하수 관정개발 이용,
33곳에서 공업용수 1급 발암물질 카드뮴 허용치 최대 3만 7천배 검출,
-물환경보전법 위반 1년 4개월 만에 또 적발, 폐수 배출시설 및 처리시설의 부적정 운영으로 2차 처분으로 조업정지 120일 조치중
-최근 3년간 1,868건의 대기측정기록부 상습조작에 갑질논란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제련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원은 크게 아황산가스와 중금속등입니다. 아황산가스는 대기중에 비산되어 주변 토양을 오염시키고, 공장주변 수십만평 산에는 나무들이 남아나질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공장 내부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으로 침출수가 유출되어 청정수역을 침범합니다. 물에 녹지 않는 중금속은 수십년간 낙동강 최상류에서 하천과 호소에 흐르고, 강바닥은 중금속으로 축척되어 1,300만 낙동강 연안 주민들의 생활용수 식수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영풍제련소는 주민간의 갈등을 부추겨 진실을 덮기에만 급급해하고 있고, 갖가지 환경관련 법 위반을 저지르면서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뻔뻔하게 행정소송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맑고 깨끗한 물과 공기, 생명력이 넘치는 자연 속에서 살아갈 권리를 되찾고, 그 소중한 자연을 지켜내야할 의무도 함께 지고자 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모여 1,300만이 되고, 1,300만이 인간 띠 525km를 만들어 낙동강을 살려냅시다.

그리고 지방과 중앙정부의 책임있는 대책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참여로 영풍 OUT 운동은 안동, 대구, 부산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제련소에 대한 20일 조업정지 처분과 추가로 발생된 2차 120일 조업정지 예고, 제련소 환경총괄상무의 구속 등 중대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여세를 몰아 1,300만 주민의 영풍 OUT 선언이 낙동강의 도도한 물줄기처럼 2019년 10월 2일 봉화를 시작으로, 안동을 거쳐 대구와, 부산에 이르며 영풍제련소가 낙동강을 떠나는 그날까지 쉼없이 울려 퍼지도록 합시다.

[우리의 요구]
당국은 영풍제련소에 대한 책임있는 대책을 제시하라
법과 규정을 무시하고, 환경법을 우롱하는 환경범죄기업 영풍제련을 규탄한다
죽음의 강이 되어가는 낙동강을 살려내라
낙동강 환경범죄기업 영풍석포제련소 폐쇄하라
영풍제련소 가고 청정봉화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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