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 해고자 고공농성 해결 위한 '2차 사적조정' 연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9.10.2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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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노동청 제안 수용해 다음 주부터 내용·일정 조율...위원 그대로 "1차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것"
노조 28일부터 닷새간 최부자집→영남대학교→의료원까지 도보행진 "비리·노조탄압 영남학원 민주화"


100일 넘게 고공농성 중인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박문진 전 위원(2019.8.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00일 넘게 고공농성 중인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박문진 전 위원(2019.8.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남대학교의료원 노사가 116일째 이어지고 있는 해고자 박문진(58) 전 노동조합 지도위원의 응급의료센터 70m 옥상 고공농성 사태 해결을 위한 2차 사적조정 회의를 다음 주부터 열 것으로 보인다.

영남대의료원 노사에 23일 확인한 결과, 노사 양측은 다음 주부터 2차 사적조정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9월 26일 9일간의 3차례 1차 사적조정이 결렬된 후 20여일 만이다. 앞서 17일 박 전 지도위원과 함께 지난 7월 1일부터 고공농성을 벌이던 해고자 송영숙(42) 전 노조 부지부장이 건강악화로 107일만에 고공농성을 접고 박 전 지도위원 홀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부분과 점점 날씨가 추워지는 점을 고려해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최근 2차 사적조정을 제안했고 노사가 이를 받아들인 결과다.

2차 사적조정 위원은 지난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오길성(65.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과 최성준(63.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장) 경북지노위 공익위원이 이어간다. 노사 실권자로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김진경 지부장과 영남대의료원 김태년 의료원장 등이 2차 조정에 들어간다. 이들은 해결안과 일정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할 예정이다.

1차 조정에서는 해고자들의 5대 요구안인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노조탄압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재발방지 ▲노조 정상화 ▲해고자 원직 복직(간호사) ▲영남학원 민주화를 놓고 노사가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때문에 노사는 2차 조정에서 1차 때보다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각자 해결안을 마련해 회의에 임한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사적조정 위원들도 각자 안을 준비해 협상을 이끈다.

쟁점은 해고자 복직, 노조탄압 진상조사, 노조 정상화로 예상된다. 노조는 2007년 해고에 대해 문제 촉발 당사자가 사측이고 당시 기획 노조탄압이 원인이기에 최소한 이 부분에서 사측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할 것 보인다. 반면 사측은 해고무효 소송에서 2010년 대법원이 최종 패소 판결을 내렸고 학교법인 영남학원의 규정을 이유로 노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1차 조정에서도 이 같은 견해차로 협상에 난항을 겪었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2차 조정에서는 양측이 앞서 회의보다 좀 더 유연한 자세로 임한다는 입장이므로 협상 틀을 넘어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진경 영남대의료원노조 지부장은 "무엇보다 홀로 농성하는 해고자 염원과 건강이 우선"이라며 "현재는 어떤 내용도 정해진 바가 없다. 여러 의견을 모으고 고민해 2차 협상에 들어간다"고 했다. 영남대의료원 한 관계자도 "사태 해결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2차 협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영남대의료원 노조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오는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4박 5일간 '영남대의료원 투쟁 승리를 위한 도보행진'을 벌인다. 영남대 전신 대구대를 설립한 경주 최부자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곳에서부터 경산 영남대학교 캠퍼스를 거쳐 대구 영남대의료원까지 40여명이 닷새간 행진을 한다. 이들은 "박정희 정권의 강탈로 시작된 영남학원의 비리·노조탄압 문제 해결을 위해 영남학원 민주화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고공농성 사태 해결, 영남학원 민주화 도보행진 웹포스터 / 사진.영남대의료원노조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고공농성 사태 해결, 영남학원 민주화 도보행진 웹포스터 / 사진.영남대의료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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