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4, 3, 2, 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풍선을 날려주세요~"
지난 1일 오전 7시쯤. 대구시 동구 동촌유원지 해맞이 공원에서 2020년 새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대구 동구청(구청장 배기철)은 매년 이 곳에서 새해 행사를 연다. 카운트다운 소리에 맞춰 시민들은 구청이 나눠준 흰색 고무 풍선 수 백여개를 하늘로 두둥실 날렸다. 풍선 날리기 피날레 행사다. 새해 소망이 적힌 풍선들이 시민들 손을 떠나 하늘로 날아가자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바쁘다.
대구 서구청(구청장 류한국)도 같은 시각 와룡산에서 해맞이 행사를 열었다. 류 구청장을 포함한 수 백명의 시민들이 새해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도 행사 마지막에 노란색 고무 풍선 수백개를 하늘로 띄웠다. 순식간에 공중에 풍선이 가득찼다. 곧 노란색 점이 된 풍선들은 어딘지 모를 곳으로 사라졌다.
북구 오봉산 정상에서도 새해 첫날 풍선을 볼 수 있었다. 대구 북구청(구청장 배광식) 역시 이날 해맞이 행사에서 '행복 풍선 날리기'를 진행했다. 북구청은 고무 소재의 풍선을 매년 새해 하늘에 띄운다.
때문에 환경단체와 동물단체, 해양구조단은 20년간 자제를 요청했다. 그 결과 최근 여러 지자체가 풍선 날리기를 중단하는 추세다. 대구 수성구청은 정의당 김성년 수성구의원 지적에 행사 전 풍선 날리기를 뺐다. 그럼에도 4개 기초단체는 고민 없이 또 이벤트성으로 풍선을 날렸다. '독립기념관' 등 일부 정부기관도 새해 풍선을 날렸다가 참석한 시민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대구 남구청과 독립기념관은 "친환경 소재를 썼다"고 해명했지만, 분해에 최소 4개월~최대 1년이 걸려 아예 사용을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물권 행동단체 '카라'는 지난 1일 "동물에게 고통과 죽음을 주는 풍선 날리기를 멈추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정치하는엄마들'도 지난해 12월 31일 보도자료에서 "환경파괴를 하는 지긋지긋한 지자체 소망 풍선 행사를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 12월 30일에는 '새해맞이 풍선 날리기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이 시민은 "세금낭비, 환경오염 풍선 날리기를 여전히 전국 지자체들이 진행하고 있다"며 "회수할 자신이 없다면 중단하라"고 청원했다.
대구 북구청 한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풍선 날리기를 진행해 왔다"며 "환경오염이라는 비판이 있는만큼 내년부터는 절대 풍선 날리기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나머지 3개 구청 관게자들도 "사실상 풍선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다른 행사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