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 해고자 고공농성 212일, 재협상 쟁점은?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0.01.2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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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이번 주 안으로 다시 실무교섭 시사...'해고자 경력 인정·노조 탈퇴 여부' 수위 놓고 이견
"약속 번복한 의료원 못 믿어, 한재숙 이사장이 해결" / "권한 넘는 일 약속 불가, 일단 만나자"


영남대학교의료원 해고자 고공농성이 212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사가 설 연휴를 지나 다시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명절 하루 전 교섭 결렬 이후 재협상에서의 쟁점은 복직하는 해고자의 경력을 얼마만큼 인정할 것인가와 13년 전 노동조합을 탈퇴한 직원들에 대한 재질문 등이다.

28일 영남대의료원 노사에 확인한 결과, 양측은 설 명절이 끝난 이날부터 해고자 고공농성 사태를 풀기 위한 재협상에 들어가기 위해 서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이번 주 내로 실무교섭을 검토하고 있다. 노사 모두 서로에게 의견을 전달해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 해고사태 해결" 영남대의료원 앞 기자회견(2020.1.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 해고사태 해결" 영남대의료원 앞 기자회견(2020.1.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남대의료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의 대구 수성구 집 근처에서 노조 인사가 '고공농성 해고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2020.1.27) / 사진.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영남대의료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의 대구 수성구 집 근처에서 노조 인사가 '고공농성 해고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2020.1.27) / 사진.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노사는 앞서 23일 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에 서명하는 듯 했으나 막판 사측 거부로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명절 동안 교섭은 없었다. 복직 방식은 특별채용으로 하고 2명 중 박문진 전 노조 지도위원은 특채 후 명예퇴직·퇴직금 지급에 합의했다. 송영숙 전 노조 부지부장 현장 복직에도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송 전 부지부장 복직 시 경력을 얼마나 인정할 것인가를 놓고 대립했다. 또 2006~2008년 850여명 노조 탈퇴에 대해 노조는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사측 개입이 있었으므로 다시 노조 탈퇴 여부를 묻는 것을 명문화하자"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과거 문제를 꺼내면 분쟁꺼리가 된다"며 반대했다. 2개 쟁점에 합의 못해 협상은 깨졌다. 재협상에도 이 쟁점들 수위를 놓고 입씨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위원장 나순자)와 영남대의료원 노조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백현국, 이길우, 함철호)는 28일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의료원 호흡기전문질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적조정안과 설 전 교섭 모두 파기한 의료원 인사들을 더 못 믿는다"며 "약속을 번복한 이들 대신 의료원을 소유한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6일부터 한 이사장 수성구 집 근처에서 1인 시위도 벌이고 있다. 노조는 한 이사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한 이사장 측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왼쪽부터)영남대의료원 송영숙, 박문진 해고자의 고공농성 50일(2019.8.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영남대의료원 송영숙, 박문진 해고자의 고공농성 50일(2019.8.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나순자 전국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영남대의료원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이 이제는 직접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면서 "노사 대표자간의 교섭을 통해 어렵게 만든 합의조차 무참히 뒤집는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완석 영남대의료원 부원장은 "권한을 넘는 일에 대해 약속하는 게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며 "일단 만나서 대체로 합의된 것을 기준으로 놓고 다시 입장을 좁혀나가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남학원 재단에 한 이사장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했으나 한 이사장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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