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대구 코로나', '고담도시'라니...대구시 "법적 대응"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0.02.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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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서초구 상륙 대구 코로나", SBS 비디오머그 "대구 고담도시", 연합뉴스TV "대구발 코로나 확산"
시민들 "조회수 올리려 지역혐오와 공포 조장, 무책임" / 시 "코로나19 공식명칭 안쓰는 경우 엄중 대처"


국내 방송사들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대구 상황을 보도하면서 부적절한 단어를 써 비판을 샀다.

'대구 코로나', '대구 고담도시', '대구발 코로나' 등 감염병에 지역명을 붙인 보도를 내보낸 탓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감염병에 특정 지역, 인종, 문화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앞서 '우한폐렴'에 이어 이번엔 '대구폐렴'으로 잘못된 보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대구시는 "지역혐오 조장"이라며 공식 명칭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나 코로나19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서추구 상륙한 대구 코로나'...채널A TOP10 뉴스의 2020년 2월 21일자 보도 캡쳐
'서추구 상륙한 대구 코로나'...채널A TOP10 뉴스의 2020년 2월 21일자 보도 캡쳐

<동아일보>의 종편채널인 <채널A>는 지난 21일 TOP10(탑텐) 뉴스 6번째 꼭지 보도에 '서초구 상륙한 대구 코로나'라는 제목을 달았다. 뉴스 상단에도 같은 제목을 썼다. 서울 서초구 방배3동에 지난 21일 50대 남성 A씨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해당 보도를 내보냈다.

앵커인 김종석 기자는 해당 보도에서 "대구 중심으로 코로나19 실태를 봤는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추세도 보겠다"며 "당분간 코로나19의 급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인구의 대부분이 살고 있는 수도권까지 한 두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발언했다. 

'대구가 완전히 고담시처럼 진짜 이게...SBS 비디오머그의 2020년 2월 21일자 보도 캡쳐
'대구가 완전히 고담시처럼 진짜 이게...SBS 비디오머그의 2020년 2월 21일자 보도 캡쳐

지상파 방송사 <SBS>의 사회연결망 미디어 채널 <비디오머그>는 지난 21일 대구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구 시민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와 관련해 '대구가 완전히 고담도시처럼 이게'라는 발언을 보도 전면에 배치했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과 사재기 현상, 사람 발길이 끊긴 대구의 모습을 공포스러운 음악을 배경으로 보도했다. 고담시는 미국 만화 배트맨의 배경지 범죄도시다.

해당 매체의 유튜브 채널 댓글에는 시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고담대구는 지역비하 발언인데 대놓고 쓰다니 자제해라", "이런 제목으로 관심 끌면 좋은가. 대구시민들은 상처 받는다", "언론사가 지역갈등을 조장하나다. 무책임하다", "조회수 올리기에 급급한 채널들이 공포심을 조장한다" 등이다.

'대구발 코로나'...연합뉴스TV의 2020년 2월 21일자 보도 캡쳐
'대구발 코로나'...연합뉴스TV의 2020년 2월 21일자 보도 캡쳐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가 만든 보도채널 <연합뉴스TV>도 지난 21일 같은 논란을 일으켰다. 연합뉴스TV는 대구시청 브리핑 현장 연결에서 화면 상단에 '대구발 코로나19 확산' 제목을 달아 보도했다.

대구시는 이 같은 방송 보도에 경고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3일 브리핑에서 "우한폐렴이 없듯 대구폐렴도 없다. 코로나19만 있을 뿐"이라며 "공포, 두려움으로만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도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대구 코로나, 대구발 코로나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자극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공식 사과 요구와 함께 법적 조치 등 엄중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대구시의회도 보도자료를 내고 "일부 언론의 지역 명칭을 사용한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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