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심한데...대구교육청 외국교사 1백명·대가대병원 직원 2백명 소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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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교사 102명 대구지역에 초청...대구가톨릭대병원 의사·간호사 등 직원 200여명 소집
"감염 위험성 높여, 대응 미흡·안일" 노조 비판...교육청 "배치 연기 불가" / 병원 "짧았다" 해명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한 대구에서 대구시교육청이 원어민 강사 100여명을 지역에 초청하는가 하면,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은 의료진을 포함한 직원 200여명을 한자리에 소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지난 26일 신입 원어민교사 102명을 대구로 불러 모았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지랜드,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7개 국가에서 초청된 외국인 교사들이다. 

대구교육청의 글로벌교육센터 홈페이지에 나온 원어민 보조교사 관련 내용
대구교육청의 글로벌교육센터 홈페이지에 나온 원어민 보조교사 관련 내용
대구교육청 글로벌교육센터 외국인 교사와 학생들...2018년 강의 모습 / 사진.글로벌교육센터
대구교육청 글로벌교육센터 외국인 교사와 학생들...2018년 강의 모습 / 사진.글로벌교육센터

이 사업은 1995년부터 해외에서 외국인 교사들을 초청해 초.중.고 학생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기 위해서 시행된 원어민 보조교사 사업이다.  대구교육청 산하 글로벌교육센터에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매년 중국과 일본 원어민 교사들도 초청해 강의를 했다. 하지만 올해는 2개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기 때문에 초청하지 않았다. 

초청된 원어민 교사 102명은 버스를 타고 북구 대구글로벌교육센터와 남구 대구미래교육원 등 2곳에 절반씩 나눠서 배정됐다. 그리고 해당 사업을 신청한 각 학교의 직원들이 해당 장소에 나와서 원어민 교사들을 미리 마련한 숙소로 데려갔다.

이에 대해 전교조대구지부(지부장 조성일)는 반발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지역에 코로나19 검사도 없이 외국인 100여명을 한꺼번에 불러모은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비판에 교육청은 102명을 한꺼번에 모아 열기로 했던 2시간짜리 대면식 행사는 전면 취소했다. 그럼에도 사업 자체는 강행해 대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학이 3월 9일로 연기돼 원어민 교사들이 교육받았던 경기도 성남시 국립국제교육원에 대기시키는 게 더 안전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또 이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코로나19 검사도 받지 않아 교육계 당사자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김석현 전교조대구지부 정책실장은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을 모이게 했다"면서 "대응이 너무 미흡하고 안일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대구교육청 중등장학과 담당자는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어 배치 기간을 미룰 수 없었다"며 "원어민교사들의 체온과 증상을 확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코로나19 비상 사태에 따른 교직원 모임 안내문 / 사진.의료연대대구지부
대구가톨릭대병원 코로나19 비상 사태에 따른 교직원 모임 안내문 / 사진.의료연대대구지부

이번엔 병원에서 가장 바쁜 의료인들을 오라가라 해서 노조의 비판을 샀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지난 26일 내부 인터넷망에 '코로나19 비상사태에 따른 교직원 모임 안내' 공문을 올렸다.

모임은 오후 5시부터 30분가량 진행됐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 100여명을 포함해 교직원 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병원 내 감염, 자가격리, 확진자 현황 등을 안내하고 코로나19 관련 안전 교육을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불만을 나타냈다. 코로나19로 비상인데 현장에서 뛰고 있는 의료인들을 소집한 게 문제라는 비판이다. 또 지역병원 의료인 감염자가 2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누가 코로나19 감염자인지 불확실한데 이들을 한자리에 모아 감염 위험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내부 망에서 직원 소집은 강제성이 있어 빠지기도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가대병원 한 직원은 "공지를 2번이나 올렸고 직원 카톡방에도 같은 내용을 올렸다"며 "사실상 강제 소집"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때문에 안그래도 바쁜 의료인들을 굳이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신은정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 사무국장은 "대가대병원은 바쁜 의료진들을 굳이 불렀고, 30분이나 모임을 가졌다"며 "의료인들의 감염에 대한 대책이 너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가대병원 한 관계자는 "강제 참여가 아니었다. 짧게 끝냈다"고 해명했다. 또 "평소에는 문자나 카카오톡 등 SNS로 안내하지만 전파가 잘 안 돼 모임을 개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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