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철거민 40여명, 동인동 재개발 옥상 망루에서 "강제집행 반대" 대치

평화뉴스 김영화, 한상균 기자
  • 입력 2020.03.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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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강제집행 기한, 철거민들 5층에 망루 짓고 29일부터 농성, 집행관·경찰 70여명 현장서 뒤엉켜
대부분 집주인 "보상금 너무 적어, 이주대책 마련 전 못 내려가" / 조합 "명도단행 승소, 합법 집행"


대구 철거민 40여명이 동인동 재개발 현장 건물 옥상 망루에 올라 강제집행을 반대하며 대치 중이다.

30일 대구시 중구 동인동 3가 183-10 니나유니폼 5층 옥상 망루에서 철거민들이 강제집행을 반대하며 농성을 벌였다. '동인 3-1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의 집주인들 5명을 비롯해 대구지역 곳곳에 철거민들 40여명은 지난 29일 저녁부터 이곳에서 강제집행 반대 농성에 들어갔다.

대구 중구 동인동 재개발 현장 철거민의 옥상 망루 "강제집행 반대" (2020.3.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중구 동인동 재개발 현장 철거민의 옥상 망루 "강제집행 반대" (2020.3.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현재 건물에는 철거민 40여명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망루에는 10여명이 올라가 있는 상태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대구지방법원 집행관 사무소에서 고용한 철거 경비 인력 50여명이 강제집행에 들어가자 이들과 대치 중이다. 일부는 건물 도로에 눕고 일부는 옥상 망루와 건물 안에서 벽돌과 소주병 등을 던지며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항의하고 있다. 강제집행 기한은 오는 31일까지다.

조합 측은 인력과 중장비를 동원해 건물을 철거하고 남은 주민을 강제집행 하려 했지만 저항이 이어져 대치가 풀리지 않고 있다. 대구중부경찰서는 경찰 병력 40여명을 배치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철거민들과 연대자들, 집행관, 경찰 등 70여명이 현장에서 뒤엉켜 한 때 소란이 일었다. 철거민들은 망루에서 확성기를 틀어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집행관, 철거인력과 철거민들이 강제집행으로 대치 중이다(2020.3.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집행관, 철거인력과 철거민들이 강제집행으로 대치 중이다(2020.3.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도로에 누워 농성 중인 한 철거민과 집행관들, 철거 인력들(2020.3.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도로에 누워 농성 중인 한 철거민과 집행관들, 철거 인력들(2020.3.30)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의 요구 사항은 시세에 맞는 보상금이다. 망루에 오른 남구 대명3동 뉴타운 철거민 백모씨(62.전국철거민연대 회원)는 "집주인들은 시세에 맞춰 평당 2,500만원을 원했지만 조합은 1,200만원 밖에 주지 않았다"며 "생계는 물론 이주해서 살 돈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때문에 "생계·이주대책,  합리적인 보상금액을 지급하기 전까지는 내려갈 수 없다"면서 "당장 가진 게 여기 뿐인데 당연히 모두 목숨을 걸고 여기를 지키려고 한다. 제2의 용산사태가 일어나면 모두 조합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합장 박모씨는 "명도 단행 가처분 소송에서 철거민들을 상대로 승소했고 여러 차례 물러나라고 공지했다"며 "합법적인 강제 집행을 할 수 있는 내일까지 시간이 없기 때문에 강행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돈을 더 주고 싶어도 주는 순간 배임 행위에 걸리기 때문에 줄 수 없다"고 했다.

동인동 재개발 구역에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것은 1년 가까이 됐다(2020.3.30)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동인동 재개발 구역에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것은 1년 가까이 됐다(2020.3.30)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해당 건물의 집주인을 비롯해 이 지역 주민들은 계속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2020.3.30)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해당 건물의 집주인을 비롯해 이 지역 주민들은 계속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2020.3.30)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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